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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부터 토크쇼까지…시니어 예능이 소통하는 방법 [N초점]

뉴스1

입력 2022.03.27 06:10

수정 2022.03.27 06:10

채널S '진격의 할매', JTBC '뜨거운 씽어즈' 포스터 © 뉴스1
채널S '진격의 할매', JTBC '뜨거운 씽어즈' 포스터 © 뉴스1


JTBC '뜨거운 씽어즈' © 뉴스1
JTBC '뜨거운 씽어즈' © 뉴스1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2013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방송계에 분 신선한 바람이었다. 당시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출연진의 평균나이가 76세였기 때문. 시니어 세대를 조명한 '꽃할배'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 시니어 출연진을 주축으로 한 시도를 해왔고, '시니어 예능'은 하나의 매력적인 예능 장르가 됐다.

현재 방송 중인 대표적인 시니어 예능은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JTBC '뜨거운 씽어즈', 채널S '진격의 할매' 등이 있다. 장르도 제각각이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중년 여자 스타들의 동거 생활을 담고 있으며, '뜨거운 씽어즈'는 시니어 합창단 이야기를, '진격의 할매'는 시니어 MC들이 토크쇼를 이끌어가는 형식이다. 단순히 시니어들만 내세운 것이 아닌 각각의 형식 차이와 의미 살리기까지 두드러지는 추세다.


먼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박원숙, 혜은이, 김영란, 김청 등 중년 여자 스타들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모습에 중점을 둔다.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한 출연진들이 자신들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면서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장년 스타들을 비롯해 어린 나이대의 스타들도 게스트로 초청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은 나이대의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을, 어린 나이대의 시청자들에게는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장을 보여주고 있다.

'뜨거운 씽어즈'는 시니어 스타들이 함께 합창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김영옥, 나문희, 김광규, 장현성, 이종혁, 최대철, 이병준, 우현, 이서환, 윤유선, 우미화, 권인하, 서이숙, 박준면, 전현무 등이 합창단원으로 출연 중이다. 단원 내에서도 나이 차이가 있는 만큼, '뜨거운 씽어즈'는 노래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래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던 시니어 스타들이 합창단에 도전하다는 설정이 신선하다는 평이다.

'진격의 할매'는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가 MC를 맡아 MZ 세대부터 30~40대 인생 후배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토크쇼다. 연륜에서 나오는 남다른 해결 방안과, 속 시원한 입담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단순히 공감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따끔한 가르침을 주기도 하면서 시니어이기에 가능한 토크쇼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진격의 할매'는 게스트와 MC의 소통도 놓치지 않고 있다.

세 편의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소통'이라는 키워드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함께 시대를 지나온 시니어들이 지금의 삶에 대해 소통하고 있고, '뜨거운 씽어즈'는 노래를 통해 세대간의 소통을 이끌어낸다. 또한 '진격의 할매' 또한 토크쇼를 통한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나이가 많은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이들이 직접 나서 세대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중심에 녹아들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뉴스1에 최근 제작되고 있는 시니어 예능과 관련해 "초창기 시니어 예능과 지금의 예능은 다르다"라며 "초창기에는 주로 노년 생활을 보여줬는데, 최근의 예능들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이들이 어떻게 적응하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들이 활력있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지금 굉장히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에 혼란스럽기도 하고, 어떤 것이 중요한 가치인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시니어들은 이런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것들을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소통이 필요할 때, 누가 먼저 시도해야 되느냐고 했을 때는 당연히 어른들이 먼저 시도를 해야 한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시니어들이) 수평적 관계로 함께 참여하고, 같은 것을 지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제작되는 건 좋은 사회적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단순히 시니어들의 삶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세대의 벽을 허무는 가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시니어 예능들. 과연 시니어 예능들이 앞으로 어떻게 세대간의 소통을 끌어낼지에 대해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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