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VOL.130
생태 과학 돋보기
안녕~ 앉은부채!
 
  앉은부채(Symplocarpus renifolius)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신비로운 식물이다. 그래서인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사실인 양 인터넷 백과사전에 서비스되기도 한다. 엉뚱한 사진을 제시한 채 앉은부채를 설명하는 콘텐츠에서 과연 얼마만한 정확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검증이나 과학적 사고 없이 흥밋거리만을 과장해 꾸며놓은 어린이용 교육 자료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인터넷 이용자들도 잘못된 이야기를 연신 퍼 나르며 오류의 재생산에 한몫 거들기는 마찬가지다. 잘못된 게시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썩지 않는 낙엽처럼 쌓이고, 진실은 그 속에 파묻혀 빛을 잃는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오해일까? 눈에 잘 띄지 않고 관상 가치도 크지 않으며 너무 이른 시기에 피는 까닭에 연구 대상으로 삼기조차 어려운 앉은부채! 아는 사람은 부족하고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계속 생겨날 것이기에 어설픈 호기심의 투망질로 건져 올린 어획물이나마 너무 날것만 아니게 해서 여기에 올려본다.
앉은부채(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수동계곡)
1. 앉은 부처가 아니라 그냥 앉은 부채
일단 이름의 유래부터 짚고 넘어가자. 불염포와 꽃차례가 부처님을 연상시켜 앉은부처라 하던 것이 변해 앉은부채가 되었다는 설이 너무나도 많이 떠돈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이야기다. 음운변화도 설명되지 않는다. 앉은부채라는 식물명은 정태현 외 3인의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처음 사용되었다. 이전 자료에서 앉은부처로 쓰였다는 기록은 없다. 북한에서는 ‘산부채풀’ 또는 ‘삿부채’라고 한다니 꽃보다 잎의 모양에서 유래된 식물명일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옛사람들은 앉은부채의 쓸모없는 작은 꽃에 관심 두지 않았을 것이다. 독성을 우려내고 묵나물로 만들어 먹었던 커다란 잎에 더 주목했을 것이다. 민간에서 부르던 ‘호랑이배추’라는 별칭도 독성이 강해 잘못 먹으면 호랑이만큼이나 무서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뜻이다. 중국명은 ‘냄새 나는 배추’라는 뜻의 취숭(臭菘)이다. 이 역시 잎의 특징에서 비롯한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한자로 좌선초(座禪草, ざぜんそう)라고 한다. ‘앉을 좌(坐)’가 아니라 ‘자리 좌(座)’의 座禪草다. 승려들이 수도나 참선할 때 앉는 자세인 가부좌(跏趺坐)를 연상했다면 ‘앉을 좌(坐)’의 좌선초(坐禪草)라고 했을 것인데 일본식 한자어라 그런지 다르게 썼다. 이것을 혹시 앉은부채가 ‘앉은 부처’에서 유래한 이름이 아니라는 방증으로 삼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녀치마’의 작명에서 보듯 정태현 선생은 일본명을 그대로 직역하기 보다 살짝 바꾸어서 식물명을 짓는 경향이 있었다. 앉은부채도 그러해서 일본명 좌선초(座禪草)에서 승려들의 좌선(坐禪)을 떠올렸을 수 있겠고, 앉기 좋은 방석처럼 생긴 부채 모양의 잎을 연결해 앉은부채라 지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가 식물명에 쓰인 예는 적지 않다. 부채붓꽃, 부채마, 대청부채, 범부채, 도깨비부채, 돌부채, 산부채 등등……. 다들 넓적한 형태와 관련 있는 이름이므로 유독 앉은부채만이 부처님을 연상해 지어졌을 리 없다.
불염포와 꽃차례에서 부처님의 형상을 떠올린 건 잎보다 꽃에 관심 두기 시작한 현대에 와서일 것이다. 근거도 없이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를 식물명의 유래로 삼아줄 필요는 없다. 그러니 ‘앉은 부처’가 변해 ‘앉은부채’로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는 인제 그만 유통하는 것이 좋겠다.
부채처럼 넓적한 잎이 앉은부채라는 식물명의
유래가 됐을 것으로 본다(4월 21일)
2. 불염포는 포가 아니라 총포가 변한 조직
앉은부채 하면 일단 자갈색 불염포(佛焰苞, spathe)를 떠올려진다. 짙은 적갈색도 있고 오렌지색, 노란색, 연두색 등 색 변이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불염포를 ‘육수꽃차례를 둘러싸는, 포가 변형된 조직’ 정도로 풀이한다. 별문제 없는 정의 같지만 그렇지 않다. 불염포는 꽃이 아니라 꽃차례를 싸는 조직이므로 포가 아니라 ‘총포가 변형된 조직’ 정도로 해야 올바르다. 국화과 식물의 두상꽃차례를 싸는 조직이라든가 산딸나무의 두상꽃차례 아래 펼쳐진 하얀 식탁보 같은 것을 총포라고 하듯이 말이다.
노란색 불염포(앉은부채)
오렌지색 불염포(앉은부채)
산민들레의 총포
산딸나무의 흰색 총포
3. 성전환이 아니라 자웅이숙의 일종인 자예선숙
앉은부채도 꽃이냐고 하면 꽃희롱(?)이 될 수 있다.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꽃차례가 조금 독특할 뿐 4장의 화피 가운데에 1개의 암술이 놓이고 암술을 등진 채 화피 안쪽에서 4개의 수술이 돋아나는 모습이 분명 꽃이다. 다만, 자가수분을 피하려고 자웅이숙을 하므로 시기에 따라 꽃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자웅이숙 중에서도 암술이 먼저 성숙하는 자예선숙을 하므로 암술기에서 수술기로 전환한다. 이것을 성전환이라고 표현하면 곤란하다.
과도기에는 암술과 수술이 공존하는 양성기 (bisexual)를 거친다.
앉은부채의 개화기간은 15~40일 정도로 알려졌다(Uemura et al., 1993). 꽃의 성숙 상태는 암술과 수술의 활성 정도에 따라 다음의 총 5단계 시기로 나눠볼 수 있다(그림 1).
앉은부채의 꽃 조직
-1시기(암술기 초기) : 암술이 생성되는 초기 단계로, 대개 불염포가 개방되지 않으며 암술이 미성숙 상태여서 꽃가루가 전달되더라도 수정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2시기(암술기) : 암술이 성숙한 단계로, 불염포가 개방되어 꽃가루가 전달되면 수분과 수정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다.
-3시기(양성기) : 암술기에서 수술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자가수분의 위험(?)이 있으며 암술기나 수술기에 비해 짧게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4시기(수술기) : 수술이 활성화된 단계로, 꽃밥이 터져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이다.
-5시기(수술기 후기) : 더는 꽃가루를 생산하지 못하는 단계로, 꽃밥이 뒤로 눕기 시작한다.
1시기와 2시기를 합친 단계는 1~2주 정도, 4시기와 5시기를 합친 단계는 2~3주 정도 진행되며 3시기인 양성기는 며칠 동안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꽃차례의 성숙은 연속적으로 진행되므로 각각의 시기를 육안으로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꽃차례에 달린 꽃마다 진행 속도가 다른 경우 여러 시기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판단하기 애매한 예도 많다. 어떤 것은 수술의 발육이 왕성해 수술대가 길게 나오고 꽃가루를 많이 발생시키는가 하면, 어떤 것은 수술의 발육이 부실해 수술대가 짧거나 아예 없고 꽃가루 역시 적게 발생시키는 등 개체마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국내 최대 앉은부채 자생지에서 조사를 시행하였다. 2월 22일부터 시작해 3월 21일까지 9일 간격으로 4회에 걸쳐 개화 조사를 하였고, 한 달 후 1회의 결실 조사를 포함해 총 5회에 걸쳐 시행하였다. 그중 4회의 개화 조사에서 나타난 단계별 꽃차례 성숙 변화 추이는 그림 2와 같다. 조사 날짜에 따라 조사 개체수가 달라지는 관계로 유효한 비교를 위해 개체수가 아닌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이 도표에서 알 수 있듯 4~5시기가 높은 비율을 보인다. 앉은부채는 4시기로 보내는 시간이 길므로 집단 내에서 4시기 개체는 어느 날짜건 높은 비율로 존재하고 개화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증가한다. 4시기 이후의 꽃은 수분하지 못하는 시기의 꽃이므로 결실률과의 연관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날짜와 관계없이 항상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 이유는 꽃가루를 가진 개체가 많을수록 화분매개자의 방문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림 2. 청주시 앉은부채 집단의 단계별 꽃차례 성숙 변화 추이
이 도표를 단계별이 아니라 날짜별 꽃차례 성숙 변화 추이로 바꾸면 그림 3과 같다. 1차 조사인 2월 22일에도 이미 4시기와 5시기의 꽃차례가 50% 이상 기록된 점으로 미루어 앉은부채는 이른 시기에 땅속에서부터 암술기를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3월 3일 이후부터는 1시기와 2시기의 꽃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눈에 띈다. 기록된 것도 대개는 성숙하지 못한 채 썩기 직전의 개체들이었다. 저 아래에서 밝히겠지만 3월 3일 이후부터는 앉은부채 꽃의 성숙도가 의미를 지니지 않게 된다.
그림 3. 청주시 앉은부채 집단의 날짜별 꽃차례 성숙 변화 추이
4. 앉은부채의 육수꽃차례는 무한꽃차례가 아니라 유한꽃차례
앉은부채는 육수꽃차례(spadix)를 갖는다. 그런데 육수꽃차례는 국어사전에서조차 무한꽃차례의 일종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모든 육수꽃차례가 무한꽃차례인 건 아니다. 무한꽃차례는 정단분열조직이 계속 분열해 자라나는 꽃차례로, 꽃이 아래에서부터 위를 향해 피며 이름처럼 무한히 필 수 있다. 천남성속 식물과 앉은부채속 식물의 육수꽃차례는 절대 무한히 필 수 없는 꽃차례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창포속(Acorus) 식물인 석창포나 창포는 양성화로 피며 정단분열조직이 있어 꽃이 아래에서 위를 향해 피는 무한꽃차례가 맞다.
단성화로 피는 천남성속(Arisaema) 식물인 점박이천남성이나 둥근잎천남성 등은 다르다. 꽃이 아래에서 위를 향해 피는 편이긴 하나 정단분열조직이 없고, 불염포가 아니라 정단부의 신장부가 방망이나 채찍 모양이 되어 꽃차례를 막는다. 그래서 꽃 피는 방향이 무한꽃차례와 같은 방향이지만 유한꽃차례를 취하는 독특한 꽃차례다.
앉은부채속(Symplocarpus)의 앉은부채는 두 속의 중간형에 가깝다. 양성화로 피는 것은 창포속과 같고, 정단분열조직이 없어 유한꽃차례라는 점은 천남성속과 같다. 앉은부채가 만약 무한꽃차례를 갖게 되면 꽃차례가 자라나 불염포를 뚫는 일이 발생하므로 꽃차례의 신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한꽃차례여야 한다. 그런 속사정은 천남성속도 마찬가지이므로 유한꽃차례일 수밖에 없다. 창포속 식물인 석창포나 창포는 불염포라기보다 잎처럼 길쭉하게 생긴 총포 조직 하나가 달리므로 무한꽃차례여도 아무 상관이 없다.
막는 것이 없어 무한꽃차례로
피어도 되는 석창포
상부가 막혀 유한꽃차례일 수밖에 없는
점박이천남성
불염포가 둘러싸 유한꽃차례일
수밖에 없는 앉은부채
Uemura et al.(1993)의 보고에서 앉은부채의 육수꽃차례가 위에서부터 아래로 피는 것으로 그려 유한꽃차례임을 나타냈다. 앉은부채가 유한꽃차례인 건 맞지만 최소한 한국의 앉은부채는 정해진 방향이나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꽃차례의 꽃들이 비슷한 시기에 피는 것도 있고, 약간씩 다른 시기에 피는 것도 있는 등 개체마다 양상이 달라 정형화된 패턴을 제시하기 어렵다.
Uemura et al.(1993)은 일본산 앉은부채의 꽃차례에 달린 꽃의 수를 100개로 제시했다. 그런데 국내의 앉은부채는 16개의 꽃차례를 조사한 결과 꽃차례 1개당 꽃의 수가 59.63개로 나왔다(표 1). 일본의 100개와는 40개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점이 수상하다.
표 1. 앉은부채 꽃차례 1개당 달린 꽃의 수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평균
80개 80개 65개 40개 54개 72개 41개 57개 49개 69개 41개 59개 56개 91개 38개 62개 59.63개
5. 발열식물이면서 항온식물
앉은부채는 과연 스스로 열을 내서 눈을 녹이며 꽃 필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이야기다. 눈이 녹을 즈음에 앉은부채가 솟아오르기는 한다. 그러나 앉은부채가 난로도 아니고, 쌓인 눈을 녹이며 핀다는 것은 열에 약한 식물체가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눈 속에 핀 앉은부채 사진은 앉은부채가 올라온 후 신설이 내려 쌓인 장면을 찍은 것이 많다. 아니면 눈을 뿌려 연출했거나!
그렇다고 앉은부채가 열을 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열을 발생시키므로 앉은부채를 발열식물(thermogenic plant)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단숨에 눈을 녹이며 피는 꽃으로 오인해서는 안 되겠다. 불염포 안을 데워서 곤충에게 따뜻한 서식처를 제공하는 것을 수분 전략으로 삼는다거나, 부식성(腐食性) 파리류나 딱정벌레류를 유인할 냄새를 풍기기 위해 발열 기제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검증되지 않은 속설이다. 앉은부채는 몸에서 미약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길 뿐이다. 꽃에서도 코를 쥘 만한 정도의 지독한 냄새를 풍기지는 않는다. 혹시 그 냄새에 유인되어 방문한 곤충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곤충이 취할 만한 보상(rewards)이 불염포 내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 꽃가루가 있지만, 악취에 유인된 곤충이라면 꽃가루를 먹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 여러 개의 앉은부채를 계속 방문해 허탕 치는 일을 반복하면서 수분을 도와주는 곤충이 있을 리 없다.
눈 속의 앉은부채 사진은 꽃이 먼저 핀 상태에서 눈이 내린 후
찍었거나 연출해 찍은 것이다
그러므로 냄새는 화분매개자를 유인하는 요소로 볼 수 없고 발열 기제의 이유가 될 수도 없다.
앉은부채가 열을 발생하는 이유는 암술과 수술의 순차적인 성숙 유도에 있다. 양성화이고 자예선숙을 해야 하다 보니 밤이건 낮이건 항상 불염포의 내부온도를 외부온도보다 높게, 그리고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외부온도가 낮은 밤에는 난방을 가동해 많은 열을 발생하지만, 외부온도가 비교적 높아지는 한낮에는 적은 열만 발생해도 된다. Haruka et al.(2020)의 보고에 따르면 일본산 앉은부채는 22℃도 정도의 내부온도를 유지하는데, 1시간 주기로 파동을 그리며 온도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고 한다. 이는 30분 단위로 작동하며 내부온도가 낮아졌음을 감지하면 발열하고 내부온도가 높아졌음을 감지하면 발열을 중지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사무실에서 보일러를 일정한 온도에 맞춰놓고 일하는 것
과 비슷하다. ‘무조건 따뜻하게’가 아니라 ‘일정한 온도로 따뜻하게’이므로 앉은부채를 항온식물(homeothermy plant)이라고 한다.
자체 발열 체계와 더불어 불염포의 개방도는 내부온도 유지와 큰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불염포가 너무 활짝 벌어져 차가운 외부 공기가 드나들면 스스로 내부온도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불염포의 개방도가 낮을수록 내부온도를 일정하게 잘 유지할 수 있고, 반대로 개방도가 높을수록 내부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여기에 앉은부채의 딜레마가 있다.
꽃의 성숙을 위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려고 불염포를 적게 벌리면 화분매개자의 방문이 제한되고, 불염포를 너무 벌리면 온도 유지가 잘 안 되어 꽃의 성숙을 유도하기 어렵다. 불염포는 개폐운동을 하는 조직이 아니므로 한 번 벌어지면 다물어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수술기로 접어들면 불염포의 내부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수분 시기가 지난 후에는 바로 난방 스위치를 꺼두는 것이니 앉은부채의 발열 기제는 어디까지나 암술의 타가수분에 목적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여름에 피고 불염포의 개방도가 높은 애기앉은부채는 난방을 전혀 가동하지 않는 비발열(nonthermogenic) 식물이다. 여름은 더워서 곤충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이고 꽃의 성숙을 유도하려 애쓸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불염포의 내부온도 유지와 암술과 수술의 순차적인 성숙은 앉은부채만의 고민이라 하겠다.
여름에 피는 애기앉은부채는 불염포 내의 온도를
조절할 필요가 없는 비발열식물이다
올봄에는 국립수목원의 예전 약초원에도 작은 앉은부채 하나가 피었다. 기후변화 모니터링 대상 개체였으나 한 번도 꽃을 보지 못하다가 올해 드디어 자그마한 꽃을 보게 된 것이다. 그 반가운 마음을 실험정신으로 바꾸어 불염포 내부의 생식기관의 온도와 주변 대기온도의 변화를 열화상카메라로 측정해 보았다.
그림 4. 광릉숲 앉은부채의 생식기관의 온도 변화 추이
앉은부채 생식기관은 주변 대기온도보다 평균 7℃ 이상 높게 유지된 반면에 생식기관의 시간대별 온도차가 예상보다 크게 났다. 이는 불염포가 일찌감치 개방된 상태의 꽃차례여서 내부온도 유지를 의지대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수술기로 유도된 꽃이 적은 상태를 보이다가 몇 주 후쯤에 썩어버리고 말았다.
6. 화분매개, 그 용의자를 찾아라!
앉은부채의 최대 미스터리는 주요 화분매개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는 모두 증거 불충분이라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대개 스컹크 캐비지(sunk cabbage)라 불리는 북미의 S. foetidus와 앉은부채를 동일종으로 오인한 데서 비롯한 이야기다.
앉은부채의 화분매개에 대한 국내 논문은 2003년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실린 Hong and Sohn의 ‘한국산 앉은부채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uel, 천남성과)의 수분기작’이 전부다. Hong and Sohn은 2차에 걸친 조사를 통해 앉은부채의 꽃을 방문한 생물로 총 2강 5목 10과 17종을 밝히면서 방문 빈도와 방문할 때의 행동‧이동성 등을 고려해 볼 때 파리목 곤충류가 가장 효율적인 화분매개자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종 특이적 관계에 의해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궁극적인 화분매개자(legitimate pollinator)는 확인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앉은부채에서의 효율적인 매개자의 부재는 일본에 서식하는 집단의 경우에서도 보고된 바 있고(Uemura et al., 1993), 근연 분류군인 S. foetidus (L.) Salisb.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유사하게 나타난다(Knutson, 1979; Seymour and Blaylock, 1999)고도 하였다.
Uemura et al.(1993)은 총 89회의 무척추동물류의 방문을 관찰한 결과 방문 동물상이 매일 바뀐다고 하였다. 앉은부채의 꽃차례는 구형이어서 모든 꽃에 수분이 이루어지려면 매우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화분매개자가 설쳐대야 한다. 그러나 관찰된 방문 곤충은 모두 수분과 무관한 행동을 보였기에 앉은부채의 주요 화분매개자로 지목할 수 없었다. 앉은부채의 주요 화분매개자는 계속 베일에 싸인 상태였다.
비밀은 올해 2월 22일에 밝혀졌다. 앉은부채의 국내 최대 자생지인 충북 청주시의 산자락에서 확실하게 수분 활동을 하는 화분매개자가 목격된 것이다. 범인, 아니 주인공은 바로 양봉꿀벌이었다! 양봉꿀벌, 즉 꿀벌류는 앉은부채를 방문할 만한 화분매개자 용의선상에서 애초부터 배제했던 곤충이다. 앉은부채가 피는 이른 봄은 꿀벌류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리 없는 시기라고 단정한 데다 앉은부채에 날아들어 활동하는 꿀벌류의 사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저지른 오판이었다.
앉은부채를 방문해 적극적인 수분활동을 하는
양봉꿀벌
꽃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양봉꿀벌의 양쪽
다리에는 이미 꽃가루 단지를 달려 있다
그동안 꿀벌류의 수분활동 보고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Knutson(1979)은 S. foetidus에 꿀벌류(Aphis spp.)가 방문해 화분매개 활동을 한다고 보고하였다. 일본에서도 꿀벌과(Apidae)의 애꽃벌류(Andrena sp.)가 앉은부채를 방문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cf. Uemura et al., 1993). 그러나 주요 화분매개자로 인정할 만큼 집단적인 활동이 관찰되지 않아서인지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았다.
어쨌든 꿀벌류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부지런했다. 2월 22일에 많은 수의 양봉꿀벌이 나와 분주하게 잉잉거리며 앉은부채의 불염포를 들락거렸다. 한 개의 불염포에 두세 마리가 들어가 활동하기도 하고, 꽃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쓴 채 돌아다니거나 양쪽 다리에 이미 꽃가루 단지를 만들고 다니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153개의 꽃차례를 확인하는 동안 5마리의 벌류를 채집해 와서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곤충분류연구실에 동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 양봉꿀벌로 확인되었다.
9일 후인 3월 3일 2차 조사 때는 조사한 꽃차례 수가 654개로 급증했다. 그런데 양봉꿀벌의 화분매개 활동은 서너 차례 목격되는 것에 그쳤다. 다시 9일 후인 3월 12일 3차 조사 때는 조사한 꽃차례 수가 834개로 늘었음에도 양봉꿀벌의 활동을 볼 수 없었다. 또다시 9일 후인 3월 21일 4차 조사 때는 조사한 꽃차례 수가 1075개로 증가해 최대치를 기록했는데도 양봉꿀벌의 활동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지만 이유는 금세 찾아졌다. 경쟁식물에 양봉꿀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2차 조사인 3월 3일 즈음부터는 매실나무, 살구나무, 산수유, 생강나무, 진달래 등의 목본류와 각종 초본류의 개화가 활발해지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양봉꿀벌은 제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벌류에 의한 수분은 3월의 시작과 함께 끝이 나므로 그동안 앉은부채의 수분 장면을 목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앉은부채가 다른 경쟁식물에 화분매개자를 빼앗기는 또 다른 이유는 보상(rewards)에서 찾을 수 있다. 매실나무나 생강나무 등은 꽃가루는 물론이고 향기 좋은 꿀이나 선체(腺體)를 준비해 대접한다. 반면에 앉은부채는 내내 꽃가루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우리가 벌이라면 어디로 가겠는가? 이왕이면 꿀도 있고 꽃가루도 있는 꽃으로 가서 맘껏 놀면서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앉은부채 꽃가루는 냄새가 나서 먹기 싫었지만, 그동안 어쩔 수 없었노라고.
7. 앉은부채의 숙제와 위기
앉은부채는 다른 꽃들이 피기 전에 화분매개자를 선점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봄꽃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앉은부채는 경쟁식물에 화분매개자를 빼앗기는 일이 점점 빨라지게 되었다. 앉은부채도 일찍 꽃 피면 해결될 문제 같지만, 앉은부채의 개화 시기는 겨울과 인접해 있으므로 앞당기려 해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가 가속된다면 앉은부채는 화분매개자를 다른 꽃에 빼앗길 확률이 더욱 커지고, 결실률도 그만큼 떨어질 것이다. 이상 고온과 건조로 해거리하는 앉은부채가 많아지고 서식지에서 사라지는 추세가 점점 심각해지다 보니 집단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결실률은 현저히 더 떨어질 것이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앉은부채의 수분과 결실에는 집단의 크기, 그리고 확실한 화분매개자의 존재 여부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꽃가루를 묻힌 화분매개자가 누가 됐건 암술기나 양성기의 다른 꽃을 방문해야 수분이 가능하다. 그것이 앉은부채가 가진 결실의 기본 조건이다. 암술기나 양성기의 꽃은 대개 꽃가루가 없으므로 보상이 없는 꽃에 화분매개자가 드나드는지 의문이 든다. 청주시 자생지에서는 양봉꿀벌이 꽃가루가 있는 수술기의 꽃은 물론이고 꽃가루가 없는 꽃에도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 대목에서 앉은부채가 왜 4시기인 수술기의 꽃이 많고 수술기로 지내는 시간이 긴 건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만약 꽃가루가 없는 암술기나 양성기의 꽃이 많아 벌들이 허탕 치는 일이 잦아진다면 벌들이 앉은부채를 찾는 일은 급감할 것이다.
양봉꿀벌로 하는 양봉
그래서 꽃가루, 즉 보상이 있는 4시기의 수술기 꽃이 많아야 벌들이 앉은부채를 ‘즐겨찾기’에 등록하고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다.
8. 결실률이 낮은 이유
4차 조사가 있고 한 달 후인 4월 21일에 결실 조사인 5차 조사를 시행했다. 그때는 훨씬 더 많은 앉은부채의 존재를 확인했다. 어떻게 이곳까지 씨를 운반했을까 싶을 정도로 예상치 못했던 장소에까지 많은 수의 앉은부채가 퍼져 자라는 모습이었다. 부채가 연상되는 엄청나게 커진 잎이 배추밭처럼 보여 ‘앉은배추’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배추밭처럼 보이는 앉은부채 군락지(4월 21일)
앉은부채의 미성숙한 열매(4월 21일)
반면에 미성숙한 앉은부채의 열매는 염습의에 싸인 미라 같은 모습이었다. 양봉꿀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 조사구로 삼은 5m×10m 면적의 경사지에서는 총 35개의 결실이 측정되었다.
결실률은 조사 시기에 따라 다르므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1차 조사의 67개에 대해서는 52.24%, 2차 조사의 269개에 대해서는 13.01%, 3차 조사의 273개에 대해서는 12.82%, 4차 조사의 342개에 대해서는 10.23%다. 1~4차 조사까지의 평균값을 구하면 22.08%라는 결실률이 나온다(표 2). 이는 국내에서 Kang and Min(1994)이 보고한 결실률 8.06%보다 상당히 높고 Uemura et al.(1993)이 제시한 일본의 13%보다도 높은 것으로, 주요 화분매개자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수치이다.
표 2. 청주시 앉은부채 군락지 조사구(5m×10m)의 결실률 조사 결과
1차 조사(2.22.) 2차 조사(3.3.) 3차 조사(3.12.) 4차 조사(3.21.)
조사대상 수 67개 269개 273개 342개
결실률 52.24% 13.01% 12.82% 10.23% 평균 22.08%
결실 35개
앉은부채의 자예선숙이 결실률에 미치는 영향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웅예선숙(protandry)과 비교해 자예선숙(protogyny)은 암술로 보내는 기간이 짧아 수분 가능 기간 또한 짧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한 단점을 안고 핀다는 것은 단점을 감수할 만한 장점이 있어서일 것이다. 자예선숙은 암술기를 먼저 끝내는 만큼 자가수분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국화과 식물처럼 수술기를 먼저 끝내는 웅예선숙은 잔존 꽃가루로 인해 얼마 동안의 기간에는 자가수분의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므로 시간을 두고 아주 천천히 암술을 성숙시키면서 수술보다 높거나 먼 곳에 암술머리를 위치시키는 전략으로 자가수분을 피한다. 암술의 길이를 수술보다 길게 할 줄 아는 양성화가 취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등칡이나 족도리풀 종류처럼 암술과 수술의 길이가 비슷한 양성화를 피우는 식물은 자예선숙을 택해 자가수분을 피하는 수밖에 없다. 비교적 진화한 식물군이 웅예선숙을 택하고, 그렇지 못한 식물군이 자예선숙을 고수하는 방식이다. 그런 이유로 앉은부채도 자예선숙을 하고, 자가수분의 위험이 낮은 대신 낮은 결실률을 감수한 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자예선숙을 하는 식물은 자가수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 않은 한 기본적으로 낮은 결실률에 허덕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진화한 식물군인 국화과 식물 중 양성화로 피는 것은
웅예선숙 방식으로 자가수분을 피한다(산비장이)
비교적 덜 진화한 식물군인 족도리풀 종류의 양성화는
자예선숙 방식으로 자가수분을 피한다(각시족도리풀)
흥미로운 점은 3차 조사 시기와 그 이후로 관찰된 꽃들, 즉 양봉꿀벌의 화분매개 활동을 목격할 수 없었던 시기의 꽃들은 결실률이 거의 0%에 가깝다는 사실이었다. 화분매개자의 관심을 다른 꽃에 빼앗긴 이후에는 수분이 되지 않아 거의 결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앉은부채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벌류에 의해서만 수분이 가능한 충매화이며 자가수분의 가능성이 0%이거나 지극히 낮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수분이 됐더라도 강우로 인해 꽃차례가 침수되면 썩게 되는 것이 많이 관찰되었다. 참고로, 조류에 의한 꽃차례의 피식률은 5% 정도로 집계되었다.
9.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지만…….
앉은부채 보도자료가 나가기로 한 날,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나라에 앉은부채가 없다는 것이다. 불길한 예감이 손가락을 움직여 한국식물분류학회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역시나! 식물분류학회지 최신호(Vol. 51 No. 1 March 2021)에 일본산 앉은부채(S. renifolius)와 비교해 한국의 것은 전체적으로 작아 신종으로 기재한다는 따끈따끈한 논문이 떴다. 이름하여 한국앉은부채(Symplocarpus koreanus)! 아, 이건 너무 창조적이지 않은 이름이다. 참앉은부채, 너도앉은부채, 어리앉은부채 같은 것은 어려웠을까? 아무튼 이렇게 되면 그동안 정들었던 앉은부채와는 이별해야 한단 말인가?
그러나 아직 이별을 고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그 논문에서 제시한 앉은부채의 정량적 형질의 수치들이 너무나도 작다. 청주시 군락지의 5차 조사(결실 조사) 때 대충 조사해 본 것과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난다. 일본산 앉은부채의 크기와 겹칠 만한 것도 많이 보였다. 언제 잎의 크기를 측정했을까 하고 논문을 다시 들춰봤지만, 한국 것이건 일본 것이건 측정 날짜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앉은부채의 잎은 꽃이 진 후 크게 자라나므로 언제 측정했느냐에 따라 크기가 다를 수 있는데 측정 날짜를 밝혀놓지 않았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염색체 검사로 한국 것은 2배체이고 일본 것은 4배체라는 것이 밝혀지자 4배체는 2배체보다 큰 것이 일반적이므로 한국 개체를 작은 것으로 규정해서 크기가 작은 편인 춘천 쪽 집단을 선정해 정량적 형질을 측정하고 식별포인트로 삼은 건 아닐까? 아, 연구자들께 폐가 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지만, 신종은 좀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연구가 보완된다면 깨끗이 인정하고 앉은부채와의 이별을 준비하겠다.
<참고자료>

Haruka Tanimoto, Taiga Shibutani, Kota Goto, Kikukatsu Ito. 2020. Rhythmic temperature control in a homeothermic plant:
A field study of thermogenic Japanese skunk cabbage, Symplocarpus renifolius. Iwate University.

Hong, S. P. & J. C. Sohn. 2003. Pollination of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uel (Araceae) in Korea. Korean Journal of Plant Taxonomy 33: 165-179.

Kang, H. J. & B. M. Min. 1994. Population Dynamics of Symplocarpus renifolius 2. Seed Production. Korean J. Ecol. 17: 463-469.

Knutson, R. M. 1979. Plants in heat. Nat. History 88: 42-47.

Roger S. Seymour, Yuka Ito, Yoshihiko Onda, Kikukatsu Ito. 2009. Effects of floral thermogenesis on pollen function in Asian skunk cabbage Symplocarpus renifolius. biology letters 5: 568-570.

Uemura S., K Ohkawara, G. Kudo, Wada & S. Higashi. 1993. Heat-production and cross-pollination of the Asian Skunk Cabbage Symplocarpus renifolius (Araceae). Amer. J. Bot. 80: 635-640.

Yasuko Ito-Inaba, Mayuko Sato, Hiromi Masuko, Yamato Hida, Kiminori Toyooka, Masao Watanabe, Takehito Inaba. 2009. Developmental changes and organelle biogenesis in the reproductive organs of thermogenic skunk cabbage (Symplocarpus renifolius). Journal of Experimental Botany 60: 3909-3922.

Yoshihiko Onda. 2008. The mechanisms of thermoregulation in the spadix o skunk cabbage (Symplocarpus renifolius). Iwate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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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후연구원 정성희, 김한결   전문위원 이동혁   임업연구사 조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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