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 작약

보혈 효능 있어 생리불순·생리통 효과

꽃 모양이 함지박처럼 넉넉해 함박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작약꽃은 오뉴월에 만개해 절정을 이룬다. 경북 의성군은 전국 최대의 작약 주산지로 약효와 품질 면에서 최고를 자랑해왔다. 중국산에 밀려 점점 재배 면적이 감소했으나 최근 한방산업에 대한 관심과 국산 한약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배 면적도 늘어나는 추세다. 의성군은 작약꽃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2008년 의성읍, 사곡면, 옥산면, 금성면 일원에 10만여㎡(3만여평) 규모의 작약꽃밭을 조성했다. 작약 꽃봉오리가 열릴 때부터 만개할 때까지 사진애호가나 일반 여행객들이 이곳 작약꽃밭을 배경으로 연방 셔터를 누른다. 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작약꽃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빨리 시들어버린다.

고문헌에서 작약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상품약(上品藥)으로 기재돼 있을 뿐 적'백의 구분은 없고, 8세기경의 당대(唐代)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 약효를 구분하여 백작약은 보(補)하고, 적작약은 사(瀉)한다 하여 사용이 구별돼 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한약전」에서는 2002년에 적작약'백작약의 구분을 없애고 모두 작약(芍藥)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약전」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적작약'백작약의 기원식물을 작약(Paeonia lactiflora Pallas)으로 하고 있다. 작약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뿌리를 한약재로 사용한다. 주로 7월 이후인 여름부터 가을에 채취하며, 가공방법에 따라 적(赤)작약과 백(白)작약으로 구분한다. 적작약은 수염뿌리를 제거해 햇볕에 말린 것이고, 백작약은 수염뿌리를 제거해 끓는 물에 삶은 후 외피를 제거하거나 다시 삶아 햇볕에 말린 것이다.

한의학적으로 백작약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쓰면서 시다. 보혈(補血)하는 효능이 있어 생리불순과 생리통에 효과가 있으며, 활동이나 수면 중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이완시켜 통증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어 위경련, 복직근 긴장, 복통 및 목과 허리 근육 긴장으로 인한 통증과 사지의 근육경련을 치료하는 작용이 우수하다. 그리고 진액이 부족하거나 기운이 위로 올라가서 발생하는 두통, 어지러움, 이명 등에 이용된다.

적작약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쓰다. 몸속의 혈열(血熱)을 내려주는 효능과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인 어혈(瘀血)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열독(熱毒)으로 인한 두드러기, 코피, 안구충혈, 갑자기 생리가 나오지 않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 자궁근종이나 관절을 삔 경우 등에 응용된다.

약리학적으로 작약은 중추신경 억제 작용이 있어서 진정'진통 작용을 나타내고, 위장과 평활근의 이완작용과 위산분비 억제작용이 있어 위경련 및 장딴지 근경련과 위염'위궤양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또한 혈소판의 혈전 형성 억제효과가 있고 간기능 보호효과와 혈관확장 작용이 있으며 가벼운 혈압 강하 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약은 여러 가지 효능이 있으나 성질이 차서 몸이 허하면서 찬 경우는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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