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먹·황구렁이, 사실상 같은 種이다

이정현 박사 충북 월악산 등 조사
표피색만 다를뿐 머리모양·유전자 모두 동일
원인규명 안 됐지만 서식환경 적응 결과 추정
'따스한 남쪽사면에서만 동면'은 속설에 불과

  • 웹출고시간2013.02.25 18:26: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먹구렁이와 황구렁이는 표피색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금년이 계사년 뱀의 해인 가운데, 한국의 먹구렁이와 황구렁이는 표피의 색깔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충북 월악산에 서식하는 구렁이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꼭 남쪽사면에서만 월동하지 않는 가운데 월평균 이동거리는 대략 5~6백m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대 생물학과 이정현 박사가 우리나라 구렁이의 종(種) 다양성, 생태습성, 서식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 먹구렁이와 황구렁이 외에 중국과 러시아 것 등 총 88마리의 국내외 구렁이를 수집·비교했다.
 
국내 수집 장소는 충북 제천 월악산, 충남 태안·굴업도, 강원도 고성·양구·화천, 경북 안동·포항, 경남 진주, 전남 해남 등 16곳이었다.
 
그 결과, 검은 표피의 먹구렁이와 누런 채색의 황구렁이는 서식지가 중복되고 있고, 또 머리판, 비늘열, 배비늘의 모양과 수 등 외부 형태 특징에 있어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도 두 구렁이의 유전적 변이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국, 러시아 구렁이와의 종분화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분석 내용은 한국의 구렁이 종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의 먹구렁이와 황구렁이 역시 사실상 단일종임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체형과 유전적으로 같음에도 불구하고 왜 검은 채색의 먹구렁이와 누런 표피의 황구렁이가 생겼는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구렁이가 서식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먹색과 누런색의 피부(비늘)가 발현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추정됐다.
 
뱀의 비늘은 물고기와 달리 피부가 변한 것으로, 허물을 벗을 때 조각조각 벗겨지지 않고 통째로 벗겨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밖에 이박사는 제천 월악산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구렁이 13마리에게 무선추적 장치를 부착, 월별 이동경향과 행동권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월악산 구렁이는 매년 4월 활동을 하기 시작하여 7~9월에 가장 왕성하게 움직였으며, 12월부터 3월까지 동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이동 거리를 관찰한 결과, 월평균 수컷은 559.8m, 비번식하는 암컷은 644.4m, 번식 암컷은 374.2m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악산 구렁이의 1년 동안의 행동권을 조사한 결과, 수컷은 평균 38.8㏊, 비번식 암컷은 79.9㏊, 번식 암컷은 가장 좁은 22.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구렁이의 행동습성을 추적한 결과, 초지, 돌무덤, 돌담 같은 곳에서 일광욕을 하고 경작지 주변, 돌담, 아스팔트 도로 아래 등에 산란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구렁이는 '겨울철에는 따스한 남쪽사면을 찾아 동면한다'는 속설과 달리, 활동하던 지역내에서 적합한 장소를 찾으면 방향에 관계없이 동면에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용은 이씨의 박사학위 논문인 '한국산 구렁이의 분류학적 위치, 서식지 이용 및 적합성 모형개발'에 실려있다.
 
참고로 구렁이는 '굵'(굵다)에 호칭어미 '엉이'가 붙은 말로 굴겅이 → 굴헝이 → 구렁이 순으로 변했다. 즉 구렁이는 '굵은 뱀'을 뜻한다.

/ 조혁연 대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