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와 새롬이, 취임하던 날 삼성동 이웃주민들 선물… #4년 15일간 동고동락한 반려견 #청와대 측, ‘박근혜 진돗개’ 관련 공식방침 없어 “분양 절차를 검토 중”
박 전 대통령은 취임식 날인 2013년 2월 25일 서울 삼성동 이웃 주민들로부터 진돗개 한 쌍인 ‘희망이’와 ‘새롬이’를 선물 받았다. ‘희망이’와 ‘새롬이’는 박 전 대통령과 4년 15일간 동고동락한 반려견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지난 1월 말 새끼들이 태어나 9마리 대식구를 이루었다.
지난 박 전 대통령은 12일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돌아오는 길에 반려견을 챙기지 못했다.
아직 청와대 측이 반려견에 대한 처리방안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에서 9마리의 반려견을 모두 돌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진돗개 9마리는 분양해야 할 것 같다”며 “분양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때 진돗개들 가운데 한 쌍이라도 데리고 갈 것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동물권 단체 케어는 주인을 잃은 청와대 진돗개 9마리를 입양하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이날 동물권 단체 케어는 “주인이 나가버린 청와대에 남아 있는 진돗개들의 입양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이날 케어는 “최근 청와대 진돗개 9마리가 갈 곳이 없어 보호소로 가거나 일반에 분양될 수밖에 없다는 기사가 나왔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 앞에 도착하는 모습이 담긴 생중계를 지켜봤지만 여러 차량 중에서도 진돗개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유기동물 수는 평균 8~9만 마리에 이르며 연간 1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쓰인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 국가의 원수였던 분께서 직접 입양하고 번식했던 진돗개 9마리를 책임지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사실 유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희망이와 새롬이는 2년 전인 2015년에도 새끼를 5마리를 낳은 적 있다. 당시 진돗개 새끼들의 이름은 공모 절차를 거쳐 평화, 통일, 금강, 한라, 백두로 지어졌고 그해 12월 일반인에게 분양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