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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시신 사진을 1면에 게재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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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랍의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지난달 30일 방영한 비디오에 숨진 심성민씨로 추정되는 인물(사진 (左) 오른쪽)이 보인다. 탈레반이 찍어 공개한 이 비디오에 그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다. 탈레반은 심씨의 머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뒤 가즈니시에서 서쪽으로 10㎞ 정도 떨어진 아리조 칼레이 마을의 도로변에 버렸다. 베이지색 바지와 줄무늬 셔츠가 비디오에 나온 것과 동일하다.(사진 (中)) 아프간 경찰이 그의 시신을 담요에 싸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사진 (右)) [가즈니 AP=연합뉴스, TV촬영]


본지는 심사숙고한 끝에 탈레반이 저지른 만행을 독자 여러분에게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피살된 심성민씨의 시신(屍身) 사진을 싣기로 결정했습니다.

비디오 촬영에 이은 끔찍한 처형, 그리고 시신을 길거리에 버린 행위는 잔혹함 그 자체입니다. 시신 사진 게재를 놓고 편집국에서 토론이 있었고, 학계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시신 사진은 싣지 않는다는 게 한국 언론의 일반적 관행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납치단체의 잔인성을 생생하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해 싣기로 했습니다. 다만 사진 일부는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반인륜적 테러는 어떤 범죄보다 더 큰 사회적 분노를 불러일으킵니다.

미국 일류 신문인 뉴욕 타임스는 2004년 9월 1일 이스라엘 버스 폭탄테러로 인한 처참한 시신 사진을 1면에 썼습니다. "그 사진이 섬뜩(grisly)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폭력의 공포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묘사하는 데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도 같은 해 4월 1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자행된 외국인 시신 훼손 사진을 1면에 실었습니다. "독자들이 잔혹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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