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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10. 나그네 짚신에 달라붙어 싹을 틔운 "짚신나물"


"왜 짚신나물일까? 저 씨앗을 자세히 보세요. 갈고리 같은 게 있지요. 아직 덜 여물어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저것이 산길 걷는 나그네의 짚신에 달라붙어서 이동을 했다네요. 무임승차의 달인이죠. 그래서 짚신나물이란 이름이 붙었어요." 다음 “들꽃글방” 카페지기님의 맛깔스러운 글입니다. 이 글을 보고 어떤 이는 자신도 “다른 이의 사랑에 무임승차를 하고픈 때가 있는데 이 짚신나물에게 한 수 배울까?”라고 말합니다.

“짚신나물”은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일본·중국·인도·히말라야·몽골·시베리아 등지의 풀밭이나 길가에서 자랍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용아초, 선학초, 황화초, 탈력초, 짚신풀, 지선초 등의 여러 이름이 있는데 용아초(龍牙草)라는 이름은 이른 봄철에 돋아나는 새싹이 마치 용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한방에서 뿌리를 뺀 모두를 용아초(龍芽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지혈제로 소변출혈·자궁출혈·각혈·변혈 등 각종 출혈 증상에 씁니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는 “이 식물을 위암·식도암·대장암·간암·자궁암·방광암 등에 쓴다.”라고 적혀 있는데 짚신나물은 암 치료에 부작용이 없을 정도로 좋다고 합니다.

선학초라 불리는 것은 다음 이야기가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보려고 서울로 가던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과거 날짜를 놓칠까 염려하여 쉬지 않고 여러 날을 걸었는데 그러다가 한 친구가 병이 났습니다. 갑자기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며 코와 입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멈추지 않았지요. 주변은 황량한 벌판이어서 약을 구할 수가 없었는데 바로 그때 하늘을 가르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두루미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피를 흘리던 친구가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두루미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입에 물고 있던 풀을 떨어뜨리고 가자 친구는 그 풀을 주워 아픈 친구에게 목을 축이라고 주었지요. 피를 흘리던 친구가 그 풀을 받아서 입에 넣고 십어 먹자 신기하게도 곧 코와 입에서 나오던 피가 멎었습니다. 두 친구는 얼싸안고 “선학(仙鶴)이 선초(仙草)를 보냈구나.”라며 기뻐했다지요.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짚신나물은 영양물질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 산나물로 먹어도 좋습니다. 봄부터 초가을까지 새순을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튀김 또는 볶아서 먹지요. 여름철에 나물로 늘 먹으면 설사나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짚신나물의 꽃말은 "고마움”입니다. 가까이에 짚신나물을 심어놓고 늘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