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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귀신도 쫓아내는 하늘타리, 좋은 소식 들려줄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90.]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시골에 가면 머리를 풀어헤친 듯한 하얀 꽃이 눈에 띕니다. 덩굴이 다른 나뭇가지를 칭칭 감고 하늘을 향해 높이 올라간다고 하여 “하늘타리”란 이름이 붙은 꽃입니다. 하늘타리는 7~8월에 흰꽃 또는 연한 노랑꽃이 피지요. 암수 따로 달리는 암수딴그루로 우리나라, 일본, 대만, 중국, 몽골 같은 곳에 자라며, 꽃말은 “좋은 소식” 입니다.


   
▲ 머리를 풀어헤친듯 하얀 하늘타리 들꽃


제주도에서는 두레기, 하늘레기라고 부르는데 액운을 물리치고, 잡귀를 막아준다고 하여 부엌이나 처마 밑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전하는 얘기로는 “귀신이 집에 들어오면 내 눈깔이 큰가 하늘타리가 큰가 재보다가 머리를 풀어헤친 듯 꽃을 피우는 하늘타리에게 지고 도망간다.”고 합니다. 웬만한 귀신들이 당해내지 못하는 이 하늘타리는 워낙 번식력이 왕성한 덩굴식물이어서 사람이 사는 집보다는 폐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머리를 산발한듯한 이 꽃을 폐가에서 밤에 보게 되면 소름이 돋을 만도 하겠지요. 참외보다 조금 작은 열매가 달린다고 “쥐참외”라고도 하고, 옛 이름으로는 하늘에 열리는 오이라 하여 “천과(天瓜)”, 누각을 잘 감고 오른다 하여 “괄루(括樓)”라고도 불렀습니다.

하늘타리는 뿌리, 열매, 씨앗 모두를 약재로 쓸 수 있어 “하늘이 내린 약재”라고도 합니다. 특히 《동의보감》에는 “소갈병(消渴病)을 치료하는 가장 으뜸이 되는 약이 천화분(天花粉, 하늘타리 뿌리를 말려서 만든 가루)이다.”라고 했지요. 하늘타리는 이뇨제로도 썼고, 열매 곧 토과실(土瓜實, 다른 말로 하늘수박)은 화상과 동상을 치료하는 데 썼습니다. 씨앗 곧 과루인(瓜蔞仁)은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통증을 멎게 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데도 쓰입니다. 고구마처럼 생긴 하늘타리 뿌리 곧 “천화분(天花粉)”은 부작용 없는 암치료약으로 쓸 가능성이 있음도 밝혀졌습니다. 주변에도 하늘타리를 가까이 하고 살면 좋은 소식이 들릴까요?


   
▲ 하늘타리(열매)와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