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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과 손잡은 이정후 : 에이전트의 세계 [올어바웃스포츠]

류영욱 기자
입력 : 
2023-12-1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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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식통 “이정후,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천484억원 입단합의”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억 1억1300만달러 계약에 성공한 야구 국가대표 이정후<출처=연합뉴스>

‘야구계에서 가장 미움 받는 남자’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1998년 10월에 발간한 잡지 헤드라인을 통해 누군가를 이렇게 지칭했습니다. 야구계가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라니. 1919년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조직적인 승부조작으로 암흑기를 불렀던 ‘블랙삭스 스캔들’의 주인공들? 아니면 MLB 역대 최다인 4256개 안타를 때리고도 소속팀 경기를 놓고 불법 도박을 일삼아 영구제명 당한 피트로즈?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도발적인 제목은 유명 야구선수나 감독, 구단주를 가리키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스캇 보라스. 최근 한국 야구 국가대표 이정후 선수의 대리인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야구계의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를 지칭하는 것이었습니다.

보라스의 닉네임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야구계의 볼드모트’, ‘야구계의 적그리스도’ 등 듣기만 해도 그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이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이명들이죠. 그렇다면 보라스는 왜 이렇게 부정적인 별명들만 수집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렇게까지 미움을 받고도 매년 스타 선수들과 손을 잡고 지금까지 60억달러(약 7조원)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 조금 알아봤습니다.

계약 대리인? NO! ‘에어조던’ 탄생시킨 에이전트의 ‘촉’...수천억원 벌 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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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과 전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 <출처=AFPBBNews>

에이전트는 통상 팀과 선수 사이의 연봉협상, 자유계약 등에서 선수의 대리인으로 참여해 유리한 협상을 따내는 일을 합니다. 이정후 선수를 비롯해 추신수, 류현진 등 MLB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이 만족할 만한 계약을 따낸 것 역시 직접 팀과 담판을 짓는게 아닌 스캇 보라스를 고용해 진행한 결과죠.

계약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에이전트중엔 변호사 출신이 많습니다. 그러나 꼭 변호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올해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초대형 계약을 맺은 쿼터백 라마 잭슨의 에이전트는 본인의 어머니였습니다. NBA의 슈퍼 에이전트 리치 폴은 구제 옷을 파는 보부상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에이전트는 계약을 따낼 때마다 계약규모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일부 리그에선 에이전트 수수료가 선수 계약의 일정 비율을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도 있습니다. 미국프로풋볼(NFL)은 3%, 미국프로농구(NBA)는 4%로 알려졌습니다.

힘있는 에이전트들의 수수료는 이보다 더 합니다. 축구팬 사이에선 ‘축구계의 보라스’로 일컬어졌던 미노 라이올라는 거액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19년 12월 스위스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동한 엘링 홀란(현 맨체스터시티)의 이적료는 2250만유로(당시 290억원)이었는데, 홀란의 에이전트로서 라이올라가 받은 수수료만 1000만유로(130억원)이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에이전트로 유명했던 호르헤 멘데스는 순자산만 1억달러(13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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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왼쪽)과 그의 에이전트 데이비드 폴크 <출처=뉴욕타임스매거진>

하지만 에이전트의 역할을 단순히 스포츠 계약 대리인으로서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선수가 경기외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광고나 행사계약 등을 성사시키거나 최측근으로서 탄탄한 선수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경기 안팎의 조언을 담당하기도 하지요. 즉 선수라는 ‘상품’을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어떤 마케팅을 통해 시장에 내다 팔것인가를 종합적으로 책임지는 기업가이자 관리자가 바로 에이전트입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에이전트 데이비드 폴크가 좋은 예입니다. 조던은 은퇴한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농구뿐 아니라 세계 문화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였던 것과 더불어 ‘에어조던’이란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브랜드의 주인공이기 때문이죠. 이 ‘에어조던’이란 브랜드명을 만든 것이 바로 폴크였습니다. 그는 1984년 조던의 고유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나이키와 상의 도중 조던의 위대함과 나이키의 ‘에어’ 기술을 드러내는 데 적절하다며 ‘에어조던’이란 이름을 끌어냈다고 합니다. 조던이 지금까지 ‘에어조던’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감안하면 에이전트 하나 잘 둔 것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10년간 연평균 10% 확대”폭풍 성장중인 에이전트산업시장...2031년엔 102억달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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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이전트산업 시장규모 추이(2020~2031) <출처=Businessresearchinsights>

일부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든 뭐든 선수가 직접하는 건 안되나? 꼭 수수료를 지급해가며 에이전트를 써야 하나”라고요. 이에 대해선 한국프로야구(KBO)의 예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최근엔 개선됐지만 과거 KBO 선수들은 매년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면서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팀과 선수간 의견이 일치하면 협상은 빠르게 끝나지만, 둘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문제는 복잡해집니다. 선수는 시즌 휴식기 동안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협상 과정에서 얼굴을 붉힐 일이 많아집니다. 당연히 선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요. 즉 에이전트는 경기 외의 일을 도맡아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에이전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에이전트 산업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9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축구선수의 이적을 통해 발생된 에이전트 수수료는 2014년 2억4120만달러에서 2019년 6억5390만달러로 5년만에 2.5배 넘게 뛰었습니다. 2019년 한해 이뤄진 1만7000여건의 남성 선수 해외이적중 에이전트가 관여한 건수도 3557건으로 전체의 20%가 넘었습니다.

향후 전망도 밝습니다.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스포츠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36억달러에서 2031년 10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0년간 매년 10.94%가 성장하는 것이죠. TV나 온라인을 통한 중계방송이 늘어나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확대되면서 에이전트 산업 역시 급격하게 커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입니다.

“너구리코트를 입으라구” 미식축구 선수를 패셔니스타로 만든 에이전트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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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코트를 입고 포즈를 취하는 NFL 초창기의 슈퍼스타 레드 그레인지. 그가 입은 너구리코트는 1920년대 미국 대학가의 초인기아이템으로 떠오릅니다. <출처=Gettyimage>

그렇다면 스포츠 에이전트는 언제부터 나타났을까요. 업계에서는 향후 NFL 최초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해롤드 ‘레드’ 그레인지가 1925년 영화관을 운영했던 찰리 페일을 고용한 것을 그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의 선수였던 레드 그레인지는 초창기 NFL로 진출할 여부를 고민하던 중 페일을 만나게 됩니다. 수완가인 페일은 그레인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이 ‘상품’을 아주 비싼 값에 팔기로 결심했습니다.

페일은 NFL팀인 시카고 베어스와의 프로계약 협상에 그레인지를 대신해 나섭니다. 그리고 그가 따낸 계약은 19경기의 전국투어에 대한 대가로 10만달러와 입장료의 50%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NFL 선수의 경기당 평균 수당이 25~10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충격에 가까운 숫자이죠.

페일은 좋은 협상가일뿐만 아니라 통찰력 있는 마케터였습니다. 어느날 그는 그레인지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너구리 코트를 입고 다녀, 너구리 코트”. 대학시절부터 전국적인 스포츠스타였던 그레인지는 그때부터 경기장 안팎에서 너구리 모피로 만든 코트를 입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너구리코트’ 유행은 1920년대 미국 전역을 휩쓸었지요. 너구리코트는 시카고에서 미국 북동부로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명문대학 남학생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너구리코트를 과시용 패션아이템으로 사 입었습니다. 1928년엔 너구리코트를 입은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다룬 노래 ‘Doin’ The Raccoon’이 히트를 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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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업의 역사를 바꾼 골프선수 아놀드 파머(오른쪽)과 그의 에이전트 마크 매코맥 <출처=NBC>

페일이 에이전트 역사의 시초였다면 현대적인 에이전트의 역할은 세계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기업 IMG(International Management Group)의 창립자 마크 매코맥이 정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일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의 변호사 매코맥은 1958년 당대 최고의 골프선수 중 한명인 아놀드 파머에게 에이전트 계약을 제안합니다. 그전까지 아내에게 모든 것을 맡겼던 파머는 고민끝에 이듬해 가을 매코맥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둘간의 첫 계약후 스포츠 산업은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골프경기를 통해 연간 5만달러를 벌었던 파머는 이후 3년간 50만달러의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단순히 경기를 뛰는 것이 아닌 엔진 오일부터 렌터카 등 다수의 상품 광고 계약을 체결하고 강연에 나서는 등 경기외 부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이죠. 매코맥의 수완은 이뿐 아니었습니다. 거물 기업들의 경영진과 파머의 친선 골프를 주선하거나 파머가 칵테일 파티에 참여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습니다. 이전까지 골프 선수는 그린 위에서의 스윙을 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파머와 매코맥으로 인해 판이 뒤집힌 것이지요.

매코맥은 이후 IMG를 설립해 개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등 최고의 골프선수들을 비롯 프로테니스의 비외른 보리, 축구황제 펠레 등 스포츠 스타들과 차례로 에이전트 계약을 맺는 등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매코맥과 파머의 첫 악수는 스포츠를 영원히 변화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구단에겐 사탄, 마귀보다 무서워...NBA 양극화 만든 주범으로 몰린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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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열린 미 MLB 윈터미팅 기간에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스캇 보라스. 그는 야구선수가 아닌 에이전트지만 시즌 휴식기엔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출처=https://marksheldon.mlblogs.com/the-annual-scott-boras-scrum-44e1410cf710>

이처럼 에이전트는 결국 선수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면 할수록 좋은 평가를 얻습니다. 슈퍼 에이전트 앞에 스타들이 줄을 선 것도 이때문이죠.

그러나 반대로 주머니를 채우는 역할을 하는 구단에게 능력있는 에이전트는 골치덩이나 다름 없습니다. 앞서 말했던 보라스는 이 분야의 최고봉입니다. 그는 허점을 찌르는 현란하고도 화려한 협상 기술로 구단들을 수차례나 물먹였습니다.

1997년 보라스는 대학야구 최고 타자이자 MLB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2순위로 지명됐던 J.D. 드류의 에이전트였습니다. 보라스는 필리스에게 당시 계약금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인 100만달러를 요구했고 필리스는 끝끝내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지명구단과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그 해 MLB와 마이너리그에서 야구를 할 수 없습니다. 구단측은 결국 선수가 경력을 잇기 위해 숙이고 들어올 것이란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보라스는 드류를 뜬금없이 MLB에 속하지 않은 독립리그 소속팀 세인트폴 세인츠로 보내버립니다. 협상에서 끌려가느니 1년 뒤 드래프트 재수를 하더라도 드류의 상품성은 여전할 것이란 판단때문이죠. 이때문에 필리스는 최고 유망주를 눈앞에서 놓치고 맙니다.

보라스는 2018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지명한 우완투수 카터 스튜어트의 대리인으로 비슷한 기술을 시전합니다. 구단이 계약금을 깎으려고 하자 전체 8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를 일본프로야구로 진출시켜버린 것입니다. 스튜어트는 브레이브스가 제안한 계약금인 200만달러의 6배에 달하는 1200만달러를 받고 일본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스에 입단합니다.

보라스의 협상력은 이뿐 아닙니다. 그는 류현진 선수를 대리해 LA 다저스와 계약을 협상할 때 류현진 선수의 고등학교 시절 타격 데이터까지 들이밀었습니다. KBO에서 7년간 이렇다 할 타격 기록이 없는 투수 류현진을 더욱 비싸게 팔기 위해서였지요. 왜냐하면 LA다저스가 속한 MLB 산하 내셔널리그는 당시까지도 투수가 타자로서 타석에 들어섰는데, 선수의 타격 경쟁력을 제시함으로써 계약금액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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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초대형 에이전트 리치 폴. 그는 비인기팀의 주력 선수가 인기팀으로 이동하는데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60minutes>

슈퍼 에이전트는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당연히 미운털이 박혀 있습니다. 특히 북미 스포츠는 대부분이 선수 연봉총액을 일부 혹은 전부 제한하는 ‘샐러리캡’을 적용하고 있어, 한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줄 연봉이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이러다보니 슈퍼 에이전트가 소위 ‘잭팟’을 터트리면 팀 전력이 다소 떨어질 위험이 있고, 팬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마뜩잖아 하는 것이죠.

이정후 선수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맺었을 때 국내의 자이언츠 팬들은 미묘한 감정이 들었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가치를 인정받아 거대계약을 따낸 것은 박수칠 일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미지수인 KBO 출신 타자에게 팀내 평균 연봉 2위에 해당하는 계약을 안겨준 것이 마냥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죠.

NBA의 슈퍼 에이전트 리치 폴 역시 팬들의 성토를 많이 받는 인물중 한명입니다. 그는 이렇다 할 대학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클러치스포츠라는 거대 스포츠 에이전트 그룹을 운영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폴이 구단과 팬에 대한 선수들의 충성심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중소규모 도시에 자리잡은 비인기팀 선수들을 대리하며 이들이 대도시 인기팀으로 옮겨 더 많은 부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부추긴다는 비판이지요.

현재 LA레이커스의 센터로 활약하고 있는 앤서니 데이비스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 몸담고 있던 2018년 본인의 에이전트를 해고하고 폴을 고용했습니다. 이후 데이비스는 구단에게 본인을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해달라고 공개 발언했고, 폴과 레이커스 관계자들이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것이 포착됐습니다. 팬들은 분노했고 폴이 파행의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폴에 대해 ‘NBA의 양극화를 상징한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펠리컨스는 구단 안팎의 잡음을 없애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레이커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합니다. 데이비스는 이듬해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NBA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고 장기 재계약을 체결합니다. 데이비스와 레이커스, 폴은 웃었고 펠리컨스 팬들은 웃지 못했습니다.

수천억원 번 슈퍼 에이전트의 한마디 “다시 태어난다면 반드시 메이저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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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선수시절 스캇 보라스<출처=Baseball Nred>

정리해보지면, 능력있는 에이전트는 팬과 구단에게는 악마로 보일수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천사로 보일 수 있는 이중적인 직업입니다. 스캇 보라스가 적그리스도, 볼드모트로 불리는 것도 알고 보면 업계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죠. 실제로 보라스는 에이전트 최초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다는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팬으로서도 이들은 마냥 미워할 수 없습니다. 에이전트를 통해 스포츠 산업은 더욱 발전했고,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을 만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에이전트들도 스포츠를 사랑합니다. 보라스 역시 비록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대학시절 날리던 야구선수였고 메이저리그 지명까지 받은 유망주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태어난다면 메이저리그 야구선수가 되고싶은지 변호사로서 에이전트 활동을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반드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겠다”고 답할 정도로 야구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지요.

선수들의 권익을 끌어올리고 산업을 풍성하게 하는 스포츠팬이라니. 에이전트란 꽤나 매력적인 직업이 아닐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의 대부분에 등장했던 보라스의 또다른 별명을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스캇 보라스 : 야구가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남자’

<참고문헌과 외신>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04-11-09/mark-mccormack-superagent?sref=vCokpFL1
◎https://www.cbsnews.com/news/sports-agent-rich-paul-60-minutes-transcript/
◎https://www.businessresearchinsights.com/market-reports/sports-agency-services-market-102546
◎https://www.nytimes.com/1998/10/18/magazine/the-agent-the-most-hated-man-in-baseball.html
◎https://bleacherreport.com/articles/2887387-michael-jordans-agent-david-falk-created-air-jordan-in-less-than-a-minute
◎https://www.statista.com/chart/20210/commissions-by-agents-involved-in-international-soccer-transfers/
◎https://www.wsj.com/articles/how-mark-mccormack-and-arnold-palmer-helped-change-sports-forever-1461162210

≪[올어바웃스포츠]는 경기 분석을 제외한 스포츠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스포츠가 건강증진을 위한 도구에서 누구나 즐기는 유흥으로 탈바꿈하게 된 역사와 경기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 수백억원의 몸값과 수천억원의 광고비가 만들어내는 산업에 자리잡은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알게 된다면, 당신이 보는 그 경기의 해상도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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