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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보름전 실패한 ICBM 또 쐈다…일본 공해상에 떨어져

김성훈 기자
박인혜 기자
입력 : 
2022-11-18 14:15:49
수정 : 
2022-11-18 14: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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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양 순안 일대서 동해로 발사
일본 EEZ 내 공해상에 낙탄
3일 실패한 화성-17형 또 발사한듯
고도·비행거리·속도 기술적 진전
尹, 대북 규탄·한미일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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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북한 미사일 발사장면 [매경DB]

북한이 18일 한·미·일 정상 간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 합의에 거칠게 반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 3일 ICBM 발사 실패 이후 보름 만의 고강도 전략 도발이다.

북한은 전날 최선희 외무상을 내세워 한·미·일에 ‘맹렬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한 것에 이어 이날 곧바로 ICBM을 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거듭 끌어올렸다.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을 강력 규탄하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지난번 실패 때보다 기술 진전…재진입 기술은 의문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오늘(18일) 오전 10시 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 비행거리가 약 1000km, 고도 약 6100km, 속도 약 마하 22(시속 2만6928km)로 탐지했고 한미 정보당국이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측 발사 직후 폴 라캐머러 한미연합사령관과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며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이자 심각한 위협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그러면서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안보실은 북측 ICBM 발사를 탐지한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김성한 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열어 합참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김정은, 어제 신형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명령
북한이 지난 3월 화성-17형 발사 선전 당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장지도 모습.[조선중앙통신]
尹대통령, 강력한 대북 규탄 및 제재 지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적극 이행할 것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보리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규탄과 제재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 직전 NSC 상임위에 임석, 관련 사항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지시했다. 그는 이어 한-스페인 공동언론 발표 때 “조금 전 오늘 오전에도 (북한이) ICBM을 발사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저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을 즉석에서 포함시키기도 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보름 전 실패했던 신형 ICBM 화성-17형을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이 쏜 ICBM은 단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등 ICBM급에 해당하는 비행 궤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美에 밀리지 않겠다’ 강대강 대결의지 과시

다만 ICBM 핵심 기술인 탄두 대기권 재진입과 관련해서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북한은 과거처럼 미사일을 동쪽으로 고각 발사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공해상에 탄두를 떨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ICBM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탄두 중량에 따라 대략 1만 5000km를 비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한·미·일, 특히 미국에 대한 압박과 미사일 전력 강화 등을 두루 감안한 다목적 카드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날 최 외무상 담화를 통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을 강화하겠다는 미국을 거칠게 비난했다. 최 외무상은 담화에서 지난 13일 캄보디아에서 열렸던 한·미·일 정상회담을 ‘3자 모의판’이라고 폄훼하며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 외무성이 담화를 내놓은 지 약 두 시간 뒤에 한미가 이지스급 구축함 등을 투입해 미사일 방어훈련을 벌이고 있었던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이어 다음 날 지체 없이 ICBM 무력시위를 강행하며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 방침에 강 대 강 전술로 응수했다.

북측은 이번 발사를 통해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실패했던 신형 ICBM 화성-17형에 대한 기술적 진전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내내 SRBM는 물론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과 ICBM을 쉴새없이 발사하며 미사일 전력 강화에 주력했다.

공동언론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이 직접 퍼포먼스 펼쳤던 미사일
연내 성공·기술적 진전 확보이유 절실해

북한은 지난 3월 16일 화성-17형 발사 실패 뒤 8일 만에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서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기존 화성-15형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같은 기만전술을 직접 이끌며 현란한 선전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등 대(對) 국민 퍼포먼스의 주연을 맡았다. 북한으로서는 올해 안에 어떤 식으로든 ICBM과 관련해 확실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연말 결산을 앞둔 시점에서 대내외적인 여러 목적을 고려해 이날 ICBM을 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양 교수는 “(발사 시기가)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라는 점에서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고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폐기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자체적인 국방력 강화 일정에 따라 ICBM 성능 개량을 추진했던 북한이 핵무력 완성 5주년(11월 29일)과 연말 성과 도출을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북한이 ICBM 도발을 강행하면서 한·미·일 간 군사협력도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북한이 반발하며 도발과 맞대응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연말 한반도·동북아 정세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일단 세 나라가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추적·탐지 훈련이나 대잠수함 훈련 등 기존에 실시했던 훈련을 재차 펼칠 개연성도 있다. 미국도 태평양의 괌 등에 전략자산을 추가 배치하는 방식으로 북측에 맞대응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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