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에서 무농약·무비료 ‘기적의 사과’ 재배하는 전춘섭씨
입력 : 2015-12-09 00:00
수정 : 2015-12-09 00:00

나무 간격 기존보다 2배 넓혀

녹비작물 심고 벌레는 포집기로

맛 무척 좋아…친환경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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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기적의 사과’재배 보급 나선 전춘섭씨
 지난 9년간 한국판 ‘기적의 사과’를 재배해 온 농업인이 그 노하우를 일반에 보급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기적의 사과’는 병해충에 취약한 사과를 수년전 일본에서 기무라 아키노리씨가 농약없이 재배해 붙여진 이름이다.

 전남 장성군 남면 평산리에서 <부사> 8100㎡(약 2450평)를 재배하고 있는 전춘섭씨(77)도 2007년부터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벼농사와 시설채소 농사를 하다 지난 2007년 3월 무농약 사과재배에 도전했다.

 전씨는 사과나무 간격을 관행재배보다 2배 정도 넓은 4m20㎝로 심어 가지가 충분히 뻗도록 했다. 땅심을 높이기 위해 밭에 호밀과 헤어리비치 등 녹비작물을 심어 퇴비효과를 높였다. 병해충 방제를 위해서는 사과 직경이 1㎝ 정도 때 봉지를 씌워 재배하고 수확 1달 전에 벗겼다. 벌레는 해충 포집기를 이용해 잡고 조류는 종소리를 울려 쫓아냈다.

 그 결과 재배 초기에는 사과가 전체 480그루에서 3000~1만4000개에 불과했지만 차츰 수량이 늘어 올해는 4만5000여개를 수확했다. 내년에는 같은 면적의 일반 농가와 비슷한 10만개 정도 달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 9년간 각종 녹비작물이 자라고 고사하면서 땅에 유기물이 풍부해지고 사과나무도 가지가 넓게 뻗어 아주 건강하기 때문이다.

 사과 맛도 뛰어나 거의 전량 친환경소비자단체 등에서 소비돼 판로 걱정은없다. 가격은 일반 사과의 2배 수준이다.

 전씨는 “같은 면적의 일반 농장에서 사과를 연간 10만개 정도 수확하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겉모양도 좋지 않지만 조직이 치밀하고 맛도 압도적으로 좋다”면서 “처음 무농약으로 사과를 재배할 때 주변에서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지만 농약과 비료가 없어도 몸에 좋은 사과를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무농약 농법이 성공했다고 보고 올겨울부터 자신의 노하우를 일반에 전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장성군청에 ‘유기사과재배연구회’를 만들자고 제의했다.

 또 늦어도 2017년까지 유기농 사과 재배 매뉴얼을 자세하게 만들어 보급할 생각이다.

 이춘섭 남면농협 조합장은 “무농약, 무비료의 자연농법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최대의 단점이지만 친환경 유기농산물로 차별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면서 “무농약과 무화학비료 재배로 인한 취약점을 그동안의 노하우를 통해 보완할 경우 안전성과 맛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010-9440-3512.

 장성=박창희 기자 chp@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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