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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이래 피어 있는 맥문동 꽃
▲ 맥문동 꽃 소나무 이래 피어 있는 맥문동 꽃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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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바다만 건너면 충청도 장항은 가까운 거리에 있다. 매년 8월이 돌아오면 장항 송림 산림욕장에는 소나무가 1.5km의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고 소나무 아래 사이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치 많은 맥문동 꽃이 피어 보랏빛 물결을 이룬다.
말 그대로 보랏빛 세상이 장관이다. 군산에 와서 산 세월이 반세기가 넘은 54년째다. 그러나 오늘에야 맥문동 보라꽃을 보았다. 참 놀랍다. 왜 그랬을까.

얼마 전 휴가 차 딸들이 군산에 왔을 때는 꽃이 피지 않아 보지 못한 꽃을 보러 오늘 남편과 동생이랑 함께 점심을 먹은 후 장항으로 달려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차가 많아 주차할 공간이 없다. 다른 때는 캠핑장 시설도 있어 주차 공간이 넉넉하고 한가로운 곳이다.

말을 조금 더해서 정말 전국 차가 다 모였나 할 정도로 차가 많았다. 주차를 하기 위해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한 곳에 주차를 하고 몇 걸음 걸어오다가 송림 사이 맥문동 꽃을 보고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사람들이 오늘 이곳에 오며든 이유를 알 것 같다. 정말 어느 곳에서 소식을 듣고 왔는지 꽃물결 사람 물결이다.

이리 둘러보아도 보라 물결인 맥문동 꽃이고 저리 둘러보아도 보라 꽃물결이 사람 마음을 취하게 한다. 원래 보라색은 우아함, 화려함 고독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맥문동이 피어 있는 오솔길을 사람들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산책을 한다. 

어느 분은 휠체어를 밀고 엄마와 나들이를 나왔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어떤 이들은 무대에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나들이 나온 분들에게 즐겨움을 나누어 주고 있다. 
 
소나무 아래 피어 있는 맥문동 꽃
▲ 맥문동 꽃 소나무 아래 피어 있는 맥문동 꽃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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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보라색이 귀하고 멋지다. 코로나로 울적했던 마음이 맥문동 꽃을 보며 위로 받았으면 싶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이처럼 예쁠 수 있을까 싶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경이롭다. 

예쁜 꽃들을 보며 마음이 환해진다. 모든 힘들었던 순간이 다 사라지는 것처럼 마음이 기쁘다. 사람들은 걷다가 쉴 수 있는 의자에 앉아 노래를 듣는다. 이름 없는 무명 가수는 사람들의 박수에 힘을 내서 노래를 부른다. 아마 이분도 힘들 것이다.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노래를 들으며 박수를 친다. 정말 맥문동 보라꽃을 보며 축제를 하듯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마스크는 모두 쓰고 있다. 이러한 시간이 얼마만인가 모르겠다.

주선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자율적으로 노래를 하고 듣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다. 노래를 듣고 일어날 때는 앞에 놓여 있는 곳에 작은 성의를 보이며 얼마 정도 돈을 넣고 일어나는 사람들 모습도 참 보기 좋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는다
▲ 가수의 노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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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비
▲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나태주 시인의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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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출생인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는다. 맥문동 꽃도 하나 피어있을 때는 아름답다는 생각을 못하지만 수없이 많은 꽃은 정말 장관이며 아름답다. 뭐라 표현을 할수 없다. 바로 앞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하고 시원하다. 이 모든 아름다움을 눈에 새긴다. 내년에도 이 꽃을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아쉬움을 접는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읽으며 풀꽃의 의미를 새기며 돌아서 나온다. 8월이 가고 있다. 선물을 잔뜩 받고 오는 것 같아 행복하다. 8월이 가기 전 가까이 계시는 분들도 이 아름다운 맥문동 꽃의 황홀함을 느껴 보시길 권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장항 송림 산림 욕장, #맥문동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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