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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ORCE 129호] SK텔레콤 스포츠단 김성철 단장 취임 인터뷰

2008.03.18

작성[2008-03-17 17:02]

“진정한 행복 주는 T1으로 탄생”

올해부터 SK텔레콤 스포츠단의 신임 단장이자 프로게임단 T1의 단장으로 임명된 김성철 단장의 취임 일성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프로게임단이 되겠다”는 것. 2007시즌 SK 와이번스 야구단이 ‘스포테인먼트’라는 화두를 던지며 우승까지 차지한 사례를 이어받아 프로게임단도 비슷한 행보를 걷겠다는 것이다. 김 단장이 구상하고 있는 프로게임단을 활용한 스포테인먼트의 구현 방안을 들어봤다.
정리=남윤성 기자 force7@ 사진=이 건 기자 force6@

와이번스 벤치마킹
김성철 단장이 기자들과 처음으로 만남을 가진 자리는 지난 2월 김택용 영입 행사였다. 기자들의 질문이 김택용에 대한 쪽으로 집중되자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로게임단에서도 스포테인먼트를 이뤄내겠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스포테인먼트의 구현에 대해 세부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Q 허남철 단장에 이어 후임으로 SK텔레콤 스포츠단 단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SK텔레콤에서 어떤 자리를 맡았으며 단장으로 취임한 소감을 이야기해달라.

A 미래경영연구원 원장, 사장실장 등의 직책을 맡아오다 올해 스포츠단 단장을 역임하게 됐다. SK스포츠단은 팬들과 구성원에게 행복을 주는 중요한 교량이다. 또 SK라는 브랜드와 철학을 알리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현재 SK 나이츠 농구단, T1 프로게임단 이외에도 스포츠단에서는 SK텔레콤 오픈 골프대회 운영 및 선수 후원, 수영선수 박태환 후원, 대한 펜싱협회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많은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구단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도 기본이라고 믿고 있다.

Q 야구단인 와이번스가 독립 법인이 된 이후 한국 시리즈를 우승하면서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스포츠단에 거는 기대가 큰 걸로 알고 있다.

A 스포츠가 회사와 구성원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와이번스 우승과 스포테인먼트의 성공은 국내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바를 잘 보여주었다. 단순한 성적과 팬 증가 등을 뛰어넘어 기업의 정신과 문화, 팬들에 진정한 재미와 행복, 감동을 주는 SK의 스포테인먼트 철학을 잘 보여준 사례다. 작년부터 SK 스포츠단의 비전과 목표로 제시된 스포테인먼트는 야구뿐만이 아니라 농구, 게임 등 SK 스포츠의 모든 부문에서 구현시킬 계획이다.

명가 부활 위한 제2의 도약
SK텔레콤 T1은 대한민국 e스포츠를 선도해온 팀이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프로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고 프로리그 문화라는 것을 만들어 내면서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코칭 스태프를 전원 물갈이했고 MBC게임 히어로에서 김택용을 영입하면서 제2의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Q SK텔레콤 T1은 e스포츠가 자랑스러워하는 전통의 강호다. 2005년부터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문 프로게임단으로 꼽지만 요즘은 다소 부진하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A 기존 선수들의 부진, 신예선수들의 더딘 성장 등 팀이 리빌딩 하는 과정에서 문제도 발생했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오랫동안 정상에서 키워진 자만심이 변화의 흐름을 더디게 만들었다. 과거의 영화를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Q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코칭 스태프 전원 경질이라는 극단의 조치를 내렸다. 감독 교체도 아니고 코치까지 모두 경질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기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어떤 배경으로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A 경질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과 선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물론 주 훈 감독이나 이하 코칭스태프가 이전까지 최고의 성적을 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팀의 쇄신을 위해 강력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결단을 내렸다.

Q 팀에서 주장을 돌아가며 맡고 있던 고참 선수인 최연성, 박용욱을 코치로 전향시켰다. 전력 누수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그리고 이 선수들을 e스포츠 전문 코치로 육성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박용욱과 최연성이 부상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했고, 후배 선수들에게 길을 내주고 코칭 스태프로 장기적인 전망을 보여주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직접 면담하면서 현역으로 뛸 때 보다 더 의욕적으로 코치직을 생각하고 있고, 팀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굳은 의지도 갖고 있어 확신을 가지고 결정했다. 또한 e스포츠에서 한 획을 그은 두 선수가 코칭 스태프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Q SK텔레콤은 이후 김택용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A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최강의 프로토스 중 한 명인 김택용을 영입하면서 전력 상승 효과가 있다고 본다. 특히 최고의 저그전 실력을 갖고 있는 김택용의 효과가 T1의 스쿼드에 강력한 힘을 줄 것이다. 신예 유망주인 프로토스 도재욱과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고, 젊고 실력 있고 멋진 게이머로, 임요환, 최연성, 박용욱 등의 후예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Q 며칠 전에는 MBC게임 히어로에서 전략 코치로 활동하던 박용운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받아들였다.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과정은 어떠했고 박용운 코치를 선정한 이유와 장점을 이야기해달라.

A 공개 모집 등의 방법을 통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했다. 그러나 아직 e스포츠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적절한 감독 후보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검증할 자료가 없거나 너무 오래 전에 감독 직을 수행하신 분들은 배제했다. 최근의 경기 트랜드를 이해하고 선수들의 신뢰를 얻어 팀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박용운 감독대행은 이런 부분에서 능력을 갖췄고, 선수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선정 기준에 부합했다. 장점으로는 SK의 인재상이 가진 철학을 박 감독 대행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선수 자신이 자율적으로 자기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것이 리더십이고 훌륭한 선수가 되는 길이다라는 부문에서 마음이 통했다.

성적은 필수…스포테인먼트와 융화시킬 것
김 단장은 스포테인먼트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성적이라고 못 박았다. 아무리 팬을 끌어 들이려고 해도 경기력이 떨어지고 순위가 낮다면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했다.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T1도 포스트 시즌 진출을 목표로 새롭게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Q SK텔레콤 T1은 세 시즌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 결과로 인해 엄청난 변화의 파고를 맞고 있고 새로운 각오로 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인가.

A 스포츠 팀에게 성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팬들도 성적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크다. 2007년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박용운 감독 대행을 비롯한 새로운 코칭 스태프와 김택용의 영입 등 변화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달리겠다.

Q 추가적인 선수 영입이나 트레이드 계획은 갖고 있나.

A 큰 계획은 없으나 시즌 전까지 선수 트레이드 등은 제안이 있으면 실무적으로 검토해볼 계획이다.

Q SK텔레콤 스포츠단은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고 있다. 프로게임단인 T1도 지난 시즌 프로리그 매 경기마다 팬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팬서비스에 충실했다. 올 시즌에는 어떤 스포테인먼트를 보여줄 계획인가.

A 새롭고 다양한 팬 서비스를 많이 기획할 것이다. 모든 계획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기존의 e스포츠 업계에서 없었던 새로운 시도가 많아질 것이다. 특히 다른 스포츠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여러 가지 팬 서비스와 응원 행사도 염두에 두고 있으니 기대하시고 동참하길 바란다. 또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팬 미팅이나 팬 참가 캠프 등도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