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울산시민들에게 그리고 울산을 여행하는 분들께 울산의 걸을만한 곳들을 알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오 기자의 울산's 걸어보고서의 오 기자입니다 :)

오늘은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여행의 계절. 뭘 해도 좋은 계절 가을을 맞이해서 가을에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해 이 한 몸 불싸질러 특별한 장소에 다녀왔습니다!

저도 제가 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이곳을 소개해 드릴 줄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번 9기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을 통해서 '걸어보고서'라는 주제로 울산의 곳곳을 걷다 보니 언젠가 가을이면 꼭 이곳을 직접 다녀옴으로써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늘 해왔거든요.

드디어 가을이 오고 드디어 이곳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오늘 제가 저의 글을 통해서 여러분께 알려드릴 오 기자의 울산's 걸어보고서 그 여섯 번째 보고서는 바로 간월재 억새평원입니다!

사실 제가 간월재의 일출을 담아와보고자 목표를 세우고 갔었는데 배내골 사슴농장 쪽에 있는 배내2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길을 나서니 이미 벌써 날이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예감했죠. '아... 일출 보기는 틀렸구나...'

정확하게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해 공영주차장까지 55분이 걸려 새벽 5시 55분에 도착해 6시 정각부터 산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아침 6시면 불그스름한 일출로 온 세상을 환히 밝힐 텐데 절기가 절기인지라 아침 6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상엔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 깔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간월재 억새평원이 거의 초절정에 이르렀다는 소문이 인터넷이나 SNS에 허다하게 퍼져나가면서 새벽녘 간월재의 멋진 억새평원을 보기 위해 각자 한 손에 스마트폰 손전등을 켠 채로 산에 오르는 진귀한 풍경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멋진 풍경을 위해 이렇도록 부지런히 움직이는 분들이 많이 있구나 싶은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산에 오르면 오를수록 날이 밝아오고 주변의 나무들이나 꽃들 그리고 새 지저귀는 소리 등등 간월재에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남들 다 일어나서 출근 준비할 시간에 저는 산에 오르고 있더라구요, 두 눈 크게 뜨고 매일 똑같은 시간에 맞이하는 똑같은 아침의 태양이지만 해가 뜨기도 전에 산에 올라 오늘의 아침을 맞이하니 뭔가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평소 같으면 '아, 오늘도 해가 떴네...'하고 넘어갈 일을 간월재에 오른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감회가 무척 남달랐습니다 :)

매번 간월재에 갈 때마다 잠시 쉬어가는 지점이 있거든요, 이번에도 역시나 같은 지점에서 잠시 쉬어갔습니다.

준비해 간 물과 달달한 초코바도 하나 우걱우걱 씹어가며 잠시 후 눈앞에 펼쳐질 억새평원의 장관을 생각하며 들뜬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간월재에 오르는 루트는 여러 경로가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배내2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사슴농장에서 오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평지를 1시간 2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기에 약간의 지루함이 뒤따를 수 있겠지만 평탄한 임도를 가벼이 걷는다 생각하고 트래킹 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길이기에 등산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고난도의 등산이 힘들다 하시는 분들은 사슴농장 탐방로로 오르셔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한편 동이 트고 날이 다 밝으니 구름 한두 점 있는 맑고 평화로운 가을의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이제 정말 완연한 가을임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사슴농장 탐방로로 오르시는 분들을 위해 힌트 조금 섞인 팁 하나 전수해 드리겠습니다.

이 탐방로가 평탄한 임도이긴 하나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울퉁불퉁한 자갈밭이나 비포장도로를 지나야 하는데요,

간월재 억새평원에 거의 다 와 갈 때쯤 나타나는 비포장도로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도로 정리가 잘 된 탐방로와 옆에 조금의 억새들이 눈에 보이신다면 간월재 억새평원에 거의 다 와가며 도착하기 5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간월재 억새평원이 보내는 시그널이라 생각하심 되겠습니다.

"어서오라, 어서오라, 나에게(간월재)로 어서오라"

간월재 억새평원이 부르는 시그널을 따라 몇 분 더 걸었더니 막 떠오른 오늘의 태양 아래 은은한 빛 비추는 간월재 억새평원이 등장합니다 :)

항상 간월재에 오르면서 희열을 느끼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1시간 25분이라는 짧지만 긴 시간을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오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억새도 억새지만 태양도 엄청나게 강렬히 반겨주니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울산 12경에도 속해있는 간월재 억새평원은 신불산 능선을 따라 무려 3km에 달하는 억새들이 군락이라는 장관을 이루는 평원입니다.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순이 돋우고 오늘처럼 가을에는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하늘억새길이 열리는데요,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사색과 소통 그리고 치유와 자유의 길로 전국 최대의 억새평원으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손에 닿는 구름 너머로 얼마나 더 높이 그리고 얼마나 더 멀리 갈 수 있을지 산을 넘은 바람이 가르쳐 주고 있는 곳,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눈앞에 가득한 억새들이 바람의 말을 전하는 곳.

이곳은 바로 간월재 억새평원입니다 :)

이곳 간월재는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에 영남알프스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잿마루입니다.

선인들은 이 고개를 왕방재, 왕뱅이 억새만디라 불렀는데 밥물처럼 일렁이는 5만 평의 억새밭은 백악기시대 공룡들의 놀이터이자 호랑이나 표범과 같은 맹수들의 천국이었다고도 합니다.

또한 간월산 표범은 촛대바위에 숨어 지나가는 길손을 노렸고 간월산을 지키던 소나무는 목재화석이 되는 등 간월재에 대한 이야기도 무수히 많이 전해져 오고 있답니다.

등산에 오시면 꼭 먹고 내려가야 하는 국민간식 컵라면 그리고 아이스크림! 물론 간월재에서도 접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쉬어가는 간월재에는 '간월재 휴게소'가 있고 그리고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간월재 대피소'도 있어 누구나 와서 힐링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곳이 간월재가 되겠으며 바람만이 쉬어가는 곳이 아닌 바람과 사람이 함께 쉬어가는 '쉼의 명소'라 해도 좋아 보였습니다.

이 대목에서 현재 간월재에 있는 안내표지물 중 최병암 시인께서 쓰신 '신불산 간월재'가 쓰인 안내표지 내용을 그대로 옮겨써 보겠습니다. 글로서 간월재를 잘 한 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신불산 간월재(최 병 암)

혹시 폭염에 지친 어느 여름날

구름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숨막히듯 힘겹게 느껴지시거든

이 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올라와 세상 가득찬 운무를 밟고 서서

찬란한 태양과 새파란 하늘을 맞으시라.

또 지척 오만 평 억새밭에 너울대는

고된 생을 진 짐꾼들의 떠도는 영혼들을 만나시라.

혹시 비바람 몰아치는 어느 궂은날

비구름에 둘러싸인 세상일들이

두렵고 원통하게 생각되시거든

이 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올라와 저 아래 왕방곡 죽림굴 숫막터

새 하늘과 새 땅 그리던 민초들을 생각하시라.

또 조국의 운명을 놓고 좌우로 갈라쳐

목숨을 들풀같이 태운 저 젊은 전사들을 기억하시라.

혹시 날도 저물고 밤안개 어스름한 날

삶의 의욕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남은 삶 갈 길 몰라 문득 공허하시거든

이 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올라와 잃어버린 주인 한없이 기다리는

갈색 개 한마리의 순진한 눈망울을 마주보시라.

또 수많은 인생들의 소원 가득 품고 우렁차게 흐르는

파래소 폭포 그 맑고 힘찬 물소리를 듣고 가시라.

산에서 먹는 것들은 뭐든지 맛있는 법입니다.

고생해서 올라온 만큼 맛있을 수도 있고 맑고 좋은 공기 마시며 들어가는 음식들이라 더욱더 꿀맛일 수밖에요. 새벽부터 부지런히 올라온 탓에 거창하게 라면보다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편의점 김밥 하나 준비해 올라갔거든요. 최고였습니다!

몰랐는데 한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심금을 울린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손예진 배우가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가 바로 이 간월재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는 내용을 접하고 집에 와서 다시 돌려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신기했습니다.

걸어보고서를 위해 함께 걸어본 가을의 간월재. 아침의 간월재. 간월재의 새로운 모습에 몇 번을 놀래고 하산했습니다.

늘 오건데 항상 날씨 좋은 날 와서 감탄하기만 바빴지 이번처럼 갓 떠오르는 하루해에 비친 간월재 억새는 마치 은빛 출렁이는 강물의 윤슬처럼 은은하게 빛났습니다. 간월재에서만 볼 수 있는 간월재의 아침 풍경은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이제 간월재는 아침 일찍 그 누구보다도 좀 더 빠르게 부지런히 올라보기로 합니다.

가을의 간월재도 좋구요, 간월재는 언제나 옳으니까요.

지금까지 『오 기자의 울산's 걸어보고서 ⑥ :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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