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배초향] 더위 이기는 약초로 유명…비장·위·폐에 주로 효과

  • 홍석천
  • |
  • 입력 2018-07-24 07:44  |  수정 2018-10-01 14:47  |  발행일 2018-07-24 제21면
20180724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 시원한 계곡은 어떨까. 그곳에서 물놀이와 함께 토종자원 식물을 찾아보는 것도 휴가의 의미를 더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7월에서 9월까지 꽃이 피는 배초향은 ‘더위’를 이기는 약초로 유명하다. 흔히 시누이와 올케 사이를 불편한 관계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초향의 한약재명인 곽향의 유래에서는 시누이와 올케의 아름다운 정을 느낄 수 있다.

옛날 한 마을에 곽향이라는 시누이와 올케가 친자매처럼 살았다. 무더운 여름날, 밭일을 나간 올케가 더위에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시누이는 올케를 위해 더위를 먹었을 때 치료하는 약초를 찾아 산에 올랐다. 깊은 산속을 헤치며 약초를 캐던 중 독사에 물렸고, 겨우 몸을 일으켜 집에 돌아왔지만 의식을 잃었다. 이를 본 올케가 입으로 독을 빨아내다 그만 독에 중독되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시누이는 죽어 있었고 올케는 숨을 거두기 직전이었다. 시누이 손엔 약초가 꼭 쥐어져 있었으며, 올케는 찾아온 마을 사람들에게 약초의 쓰임을 알려 주었다. 더위를 먹었을 때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약초의 이름을 시누이 이름인 곽향으로 불러달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그 후 사람들은 더위로 구토와 두통이 생기면 곽향을 사용했다.

배초향은 자생식물 1종이 있으며, 배초향의 지상부를 한약재 곽향(藿香)으로 쓴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광곽향과는 다른 종이다.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맵다. 동의보감에서 곽향은 비장을 도와주고 따뜻하게 하며,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어도 괜찮다고 되어 있다. 비장·위·폐에 주로 효과를 나타내는데, 방향성이 있어서 습하고 탁한 것을 없앨 수 있고, 위를 열어 구역을 멈추는 작용을 한다.

명치가 더부룩하며 구토 증상이 있을 때, 복통과 토하고 설사할 때 곽향을 쓴다. 더위로 인해 몸이 노곤한 증상, 콧물이 나오고 두통이 있는 증상을 완화시킨다. 한의학적 변증에 따라 음이 허해 몸에 열이 있는 경우는 음을 더 부족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복용을 금한다. 배초향은 지역에 따라 나물과 부침 또는 추어탕의 비린내를 없애는 향신료로도 사용한다.

여준환<약용작물종자보급센터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