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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PC통신 대명사' 하이텔 적통, 역사 뒤편으로

송고시간2015-07-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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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PC통신 대명사' 하이텔 적통, 역사 뒤편으로 - 2

(서울=연합뉴스) 2012년 7월31일 한 포털 사이트가 문을 닫았다. 페이지뷰 점유율 1% 안팎. 점유율 수십 %대인 네이버나 다음과 비교하기 어려운 마이너 포털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탄식했다. 이 사이트가 한국 PC통신의 대명사인 하이텔(HITEL)의 적통이던 '파란닷컴'(www.paran.com)이었기 때문이다. PC 통신의 대표 명맥이 역사 뒤편으로 사라진 순간이다.

하이텔은 1989년 나온 케텔(KETEL)이 시초다.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뉴스 서비스였지만 채팅, 이메일, 동호회 기능도 제공했다. 1992년 이름을 하이텔로 바꾸면서 천리안·유니텔·나우누리와 함께 90년대 주류 PC통신으로 부상했다. 하이텔 게시판은 각계 '혁신가'들이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를 내놓는 토론의 장으로 유명했다. 당시 활발히 글을 올리던 사용자 중에선 안랩을 설립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소설가 김영하, 김유식 DC인사이드 사장, 락밴드 델리스파이스를 만든 기타리스트 김민규 등이 있었다.

하이텔은 2000년대 웹브라우저로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고객이 급감했다. 문자만 빽빽한 화면과 느린 전화 모뎀이라는 PC통신의 한계가 드러난 때였다. 운영사인 KTH(KT 계열사)는 2004년 7월 하이텔을 자사 포털인 '한미르'와 합쳐 파란닷컴을 선보였다.

하이텔의 인지도를 디딤돌로 인터넷 포털에서 성공 신화를 잇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네이버와 다음 등 강호의 벽이 높았다. 5대 스포츠지의 기사를 독점 게재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온라인 스포츠·연예 매체를 대체재로 활용한 경쟁 포털에 밀려 소득이 없었다. KTH는 결국 2012년 파란닷컴을 폐쇄했다. 인터넷 서비스로 변신을 꾀한 다른 PC통신들도 사정은 비슷해 천리안·유니텔은 최약체 포털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나우누리는 2013년 문을 닫았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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