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 제사 '치제' 노제로 열린다…"'경방댁' 사용 못 해"
송고시간2023-05-24 15:25
대관령국사여성황의 친정 토지 외지인에게 경매로 넘어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천년 축제 강릉단오제의 제사인 '치제'를 '경방댁'에서 지내지 못하게 됐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대관령국사여성황의 친정으로 치체 장소인 경방댁을 사용할 수 없어 노제(路祭)로 대신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치제는 제물을 놓고 무녀가 굿을 하며 치성을 드리는 제사다.
경방댁 치제는 강릉단오제 기간인 6월 20일 열리는 국사여성황사∼경방댁∼강릉의료원(참여 시민행진)∼시내 길놀이∼단오장으로 이어지는 영신행차의 일부다.
현재 경방댁은 입구가 철제 펜스로 막혀 있어 출입할 수 없고, 담장 일부가 뜯겨 나가 나무판자가 세워져 있다.
경방댁은 단오제 주신 가운데 대관령국사여성황신의 친정이라는 문화사적 가치를 담고 있고, 단오제 영신행차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치제 장소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경방댁 토지가 외지인에 의해 경매로 넘어갔고, 강릉단오제의 역사적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경방댁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지역사회가 우려를 표해왔다.
이에 따라 강릉단오제위원회는 경방댁 안에서 열리던 치제 대신 노제로 대신하기로 했다.
경방댁 밖에서 그동안 해오던 방식의 치제를 드리는 것이다.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장은 "경방댁은 장소로써 매우 의미가 있는 장소지만 사정 때문에 안에서 할 수 없어 올해는 밖에서 노제형식으로 치제를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2023 강릉단오제 서막을 알리는 신주빚기 행사는 24일 열린 데 이어 6월 3일에는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가 열리며, 강릉단오제 본 행사는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단오, 보우하사'를 주제로 강릉 남대천 단오장 일원에서 열린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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