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군 문서에 위안부 2000명 한꺼번에 강제징용” 폭로

2015.08.17 22:25 입력 2015.08.17 23:25 수정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위안소를 ‘요리점’으로 불러

일본군이 1940년대 한국 여성을 중국으로 끌고가 설치한 위안소를 ‘일군 전용 조선인 요리점(위안소)’으로 불렀으며 한국 여성 2000명을 한꺼번에 끌고 갔다는 기록이 공개됐다.

17일 중국신문과 동북망(東北網) 등에 따르면 헤이룽장(黑龍江)성 당안관(당案館·기록보관소)은 지난 11일 중국 언론을 상대로 일제의 괴뢰국이었던 만주국의 위안부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은 일본군이 무단장(牧丹江)성 쑤이양(綏陽)현 한충허(寒蔥河)지역에 군 위안소 2곳을 열어 한국인 여성 각각 10명과 13명을 동원했다고 기록했다. 무단장성은 만주국이 현재 헤이룽장성 일대에 신설했던 성이다.

1941년 10월20일 쑤이양현 국경경비대 한충허대 대장인 다카하시(高橋)가 쑤이양현 국경경비대 쑤이펀허(綏芬河)대 대장에게 보낸 ‘특비 890호 문건’은 “난톈먼(南天門)에 일군 전용 조선인 요리점을 개설할 계획”이라며 “조선에서 모집한 2000명의 일군 대륙 파견부대 전용 위안부 중 약 10명이 난톈먼에 도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하사관급과 사병은 30분간, 장교는 1시간 동안 ‘오락’을 할 수 있고 영업은 밤 12시에 끝난다고 기록했다. 1941년 12월11일 한충허대가 작성한 ‘관할 지역 내 일군 전용 조선인 요리점의 개설 정황 보고’ 문건은 “일군 전용 요리점이 마침내 12월9일 개설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구체적인 장소와 운영자의 이름을 적으며 위안소 여성은 모두 13명이라고 기록했다.

헤이룽장성 당안관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일본군이 쑤이양과 다른 지역에서 직접 고정위안소를 설치했다는 증거”라며 “세계 전쟁사에서 유일한 성노예 제도는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육체·정신적으로 약탈한 점에서 가장 잔인하고 악랄한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일제가 1906~1945년 중국 동북지방으로 일본 농민들을 대거 이주시켰고 헤이룽장성에만 13만여명이 이주해 농토를 차지했다는 문건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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