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5G 마케팅·중국폰 수요 흡수…LG폰, 북미시장서 ‘반등’

2020.08.24 14:29 입력 2020.08.24 22:16 수정 구교형 기자

작년 말 점유율 9.5%까지 하락

올 초부터 상승세…2분기 13.9%

애플 5G폰 출시 이전 시장 공략

미·중 갈등 속 ‘가성비폰’ 대체

지난해 말 10% 밑으로 하락했던 LG전자 스마트폰의 북미지역 시장점유율이 올해 1·2분기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나타난 호신호다. LG전자는 애플이 5세대(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을 아직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5G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북미지역의 ‘얼리어답터’들을 공략하고 있다. 또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점유율이 하락하는 중국폰의 수요도 흡수하는 모양새다. 3분기 들어서는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통해 프리미엄 5G폰 ‘LG 벨벳’을 내놓으며 점유율 추가 상승을 노리고 있다.

2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북미지역에서 13.9%의 시장점유율로 애플(36.8%)과 삼성전자(27.1%)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2017년 1분기 점유율이 19.6%까지 치솟으며 당시 2위 삼성전자(24.8%)를 뒤쫓았던 LG전자는 2019년 4분기 9.5%의 점유율로 바닥을 찍을 때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12.6%로 점유율이 상승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추가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LG전자의 호실적은 북미지역에서 5G폰 판매에 힘을 실은 영향이 크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출시한 ‘V60 씽큐 5G’가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 제품에는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65’가 탑재돼 있다. 또 이달 초 AT&T와 T-Mobile에 이어 21일에는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을 통해 신규 5G폰 LG 벨벳을 출시했다. LG전자가 미국 3대 이통사를 전부 동원해 시장에 내놓은 5G폰은 LG 벨벳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미국 이통사 출신의 정수헌 부사장을 해외영업 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미·중 갈등 심화로 중국 업체들이 고전하는 점도 LG전자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SA에 따르면 중국계 업체인 TCL-알카텔의 북미지역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0%와 5.3%로 지난해 평균(6.1%)을 밑돌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 핵심축인 화웨이는 1·2분기 모두 0.2%의 점유율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예년에 비해 중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중국폰의 빈자리를 LG전자의 ‘가성비폰’이 채우는 양상이다.

지난 5월 시장에 풀린 LG전자 ‘스타일러6’의 가격은 250달러(약 30만원)로 중국폰과 가격 측면에서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친숙한 북미 소비자들이 중국 제품 대체제로 LG전자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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