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만든 루나 코인으로 인생 바뀐 전 세계 ‘루나 백만장자들’
⊙ 美 메이저리그 구단 후원 계약한 테라
⊙ ICO 금지해 암호화폐 산업 성장 막더니, 트래블 룰 실시해 한국 암호화폐 산업을 갈라파고스로 만드는 文 정부
암호화폐 부상을 화폐 간의 경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천재가 시대를 바꾸는 걸까, 변화가 천재를 끌어내는 걸까. 지난 2월 7일 자 《뉴욕타임스》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이날 《뉴욕타임스》엔 암호화폐 ‘루나(Luna)’로 큰돈을 번 투자자가 소개됐다. 에띠앙이라는 이 투자자는 2년 전 20센트에서 35센트 사이 가격(한화로 약 240원에서 420원)으로 루나 2만5000달러어치를 구입했다. 루나 가격을 50달러로 계산했을 때 현재 그의 자산은 약 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억원이다. 기사는 이처럼 루나로 큰돈을 번 사람들을 ‘루나 백만장자(Luna Millionaires)’라 표현했다.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메이저리그 후원
 
테라의 공동 창업자인 신현성 티몬 창업자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테라
  당신은 비트코인을 믿습니까. 암호화폐에 대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 마치 한 시점에 여러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평행우주를 보는 것 같았다. 암호화폐를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다른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인상 말이다. 이 두 종류의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때가 있다. 바로 위의 루나 백만장자 같은 기사가 실릴 때다.
 
  2월 10일 이번엔 스포츠 쪽에서 뜻밖의 뉴스가 나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Washington Nationals)는 테라와 후원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5년 동안 4000만 달러를 후원하는 조건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테라가 바로 루나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다. 대부분의 보도 기사에는 테라가 어느 나라에서 탄생했고, 대표가 누구인지 언급되지 않았다.
 
  테라,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는 한국인들이 만들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신현성(37) 티몬 창업자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했다. 신현성 창업자는 아홉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공부했다. 권도형 대표는 대원외고를 졸업한 다음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학에 진학했다. 전공은 컴퓨터 공학.
 
  권 대표는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서 일했다. 2015년에 애니파이(와이파이 공유서비스)를 창업했다. 2018년엔 신현성 티몬 창업자와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했다. 테라폼랩스가 운용하는 ‘테라 프로젝트’는 이미 주요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로 자리 잡았다. 루나의 시총은 2월 10일 기준 225억 달러, 원화로는 약 27조원이다. 전체 암호화폐 코인 중 9위,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을 제외하면 7위다.
 

  암호화폐에 관한 홀더(보유자들)들은 트위터와 미디엄(Medium), 텔레그램을 통해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이라면 카카오톡이다. 트위터에는 스스로를 루나틱(Lunatic)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넘쳐난다. 루나 코인의 팬, 지지자란 뜻이다. ‘루나는 나를 직장에서 은퇴하게 해줬다’며 몸에 ‘LUNA’ 문신을 새긴 이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루나는 2021년 초까지도 1000원 아래에 머무르다 2021년 12월 100달러를 넘겼다. 개당 1000원에 사서 이때까지 안 팔고 버텼다면 투자금이 12배로 늘었다는 얘기다. 2월 10일 기준 루나의 가격은 약 60달러다. 루나 보유분을 감안하면 권 대표의 자산은 수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산은 약 10조원이다.
 
  테라는 ‘디파이’라는 암호화폐의 트렌드에 잘 부응했다.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는 블록체인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뜻한다. 전통적인 중앙금융(Cefi)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자율을 결정하는 중앙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디파이에는 기존의 은행이 갖추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나 은행원도 없다. 참여자는 설계된 블록체인 시스템에 자유롭게 자산을 예치하고 대출을 받는다. 대출을 제때 못 갚으면 담보가 청산된다. 암호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갑자기 자산의 가격이 하락해 미리 정해놓은 LTV(Loan to Value·담보인정비율) 아래로 떨어지는 등의 상황이다. 대신 기존의 금융과 비교했을 때 예치 이율이 훨씬 높다.
 
  결국 정해진 규칙을 잘 파악해 참여자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 문의할 콜센터 같은 건 없다. 각 개인 지갑엔 시드 구문이라는 게 있다. 열 개 이상의 영단어를 무작위로 추출해 조합한 구문이다. 이 시드 구문은 반드시 잘 보관해야 한다. 잊어버려도, 다른 이에게 노출해서도 안 된다. 자산을 못 찾거나 도둑맞을 수 있다.
 
  이 시드 구문을 알아내려 사기꾼들은 필사의 노력을 한다. 진짜 디파이 사이트와 주소가 거의 같은 사이트를 개설해놓고 희생자를 기다리거나, 텔레그램 등으로 접근해 사기 프로그램을 깔게 한다. 어떤 이유로도 타인과 시드 구문을 공유해선 안 된다.
 
 
  ‘패시브 인컴’과 경제적 자유
 
팔에 루나 문신을 새긴 외국의 코인 투자자. 사진=트위터 캡처
  테라는 앵커 프로토콜을 내놓으며 디파이 세계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앵커 프로토콜에 유에스티(UST)를 예치하면 연이율 19%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시중 은행의 예금 이자율과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치다. 만약 1000만원을 예치해놓으면 한 달에 약 16만원의 이자를 받는다.
 
  유에스티는 테라 체제에서 기축통화로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1달러(US dollar)와 같은 가치를 갖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코인의 가격이 일정한 암호화폐를 말한다. 가치안정화폐라고도 한다. 법정화폐, 주로 달러를 담보로 잡거나 정교한 알고리즘에 의해 공급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디파이 시장이 자리 잡으면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이들 사이엔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패시브 인컴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가지고 벌어들이는 소득을 뜻한다. 노동으로 버는 액티브 인컴(Active income)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패시브 인컴에 주목하는 젊은 세대들 가운데는 파이어(Fire)족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패시브 인컴이 액티브 인컴을 넘어서는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 스테이킹으로 한 달에 200만~300만원을 벌어들인다면 젊은 나이라도 은퇴를 꿈꾸는 식이다. 루나에 일찍 투자해 한 달 월급의 10배를 스테이킹 이자로 받는다는 이도 본 적이 있다. 회사에 다니면서 수천만원을 신용대출로 빌려, 앵커 프로토콜에 투자하는 이도 있다. 대출 이자를 감안해도 이자가 남기 때문이다.
 
 
  美 SEC와 소송전
 
  테라는 디파이 외에도 두 가지 도전을 하고 있다. 나스닥을 추종하는 합성자산을 이용한 투자와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라는 2020년 미러 프로토콜을 출시했다. 여기에선 합성자산을 발행했다. 이용자는 유에스티를 담보로 맡기고 넷플릭스, 테슬라, 애플 등의 주가를 추종하는 합성자산 mNFLX, mTSLA, mAAPL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미러 프로토콜 때문에 권도형 대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 SEC가 문제 삼은 건 미러 프로토콜의 자산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빅테크들의 주가를 추종하기 때문에 증권성이 인정되는데도 SEC에 등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권 대표는 SEC 측에, ‘자신은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SEC의 소환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요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슈퍼 갑이라는 SEC에 반기를 든 셈이다. 전 세계 블록체인계가 이 소송에 주목하고 있다.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 유에스티로 블록체인계의 1등 기축통화에 도전 중이다. 현재까지 스테이블 코인 1위는 테더(USDT)다. 테더는 중국 홍콩의 비트파이넥스 거래소가 발행한다. 테더는 금본위제(Gold standard)처럼 화폐의 가치를 미국 달러에 연동한다. 1테더는 항상 1달러를 의미한다.
 
  테더의 시총은 2월 11일 기준 780억 달러를 넘어섰다. 과연 테더사가 그만큼의 US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론대로라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 점은 향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테라는 테더와 운용 방식이 다르다. 테라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다.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달러나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지 않는다. 대신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여 가격 안정성을 보장한다. 복잡한 얘기니 이쯤 이해하면 된다.
 
  테라는 유에스티를 여러 사용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 재팬에선 유에스티로 결제할 수 있다. 후원계약을 맺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경기 표나 굿즈들도 유에스티로 결제할 수 있다. 유에스티를 블록체인의 1등 기축통화로 만드는 게 테라폼랩스의 목표다.
 
 
  美정치인들도 찾는 권도형 대표
 
  권도형 대표에게 미국 정치인들이 한 번 만나자고 연락을 한다고 한다. 자국의 법정 통화에 도전장을 내고, 전통 금융을 낡아 보이게 한 디파이 시스템을 낸 이가 궁금해서였을 터다.
 
  호들갑을 떨며 테라와 권도형 대표를 잔뜩 설명한 이유는 하나다. 블록체인에 비우호적인 한국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명목 화폐에 도전장을 내고 경쟁 중인 세계적인 코인을 한국의 천재들이 만들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암호화폐를 젊은이들의 투기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고 정부의 규제가 그렇다. 2021년 9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을 때도 우리나라는 ‘세상에 이런 일이’ 수준의 해외토픽으로 취급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는 단순히 어느 대통령 개인의 기행이 아니라 경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믿는 이들은 엘살바도르가 미국 정부의 정책에 좌우되는 달러를 버리고 공급이 제한된 비트코인을 채택한 걸 흥미롭게 본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전 고점을 넘어 더 오르면 엘살바도르는 상당한 국부(國富)를 보유하게 될지 모른다고 예측한다. 나라 전체가 석유 덕을 보는 브루나이 같은 나라처럼 말이다.
 
  지난 2017년 9월 문재인 정부는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전면 금지했다. 정부가 공식으로 ICO를 금지하기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였다. ICO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를 생각하면 된다. 당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ICO 금지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 위험 증가, 투기 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과열 및 소비자 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술·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할 방침이다.”
 
 
  시장 성장 막은 정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암호화폐는 아직도 초입 단계에 있다고들 본다. 한국에서 암호화폐를 꽤 이전부터 진지하게 거래해온 이들 중엔 해외 유학생이나 교포 출신들이 많다. 런던에서 증권 트레이더로 일하다, 지금은 서울에서 암호화폐 전업투자자로 살고 있는 김상원씨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시장이든 초기에는 온갖 사기꾼이 몰려온다. 참여자들이 사기도 당하고 실수도 하면서 시장에 경험이 축적된다. 그러면서 시장은 스스로 진화한다.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이 경험을 쌓고 진화할 기회를 아예 없앴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ICO를 전면 금지하는 국가는 없다. 싱가포르 통화청과 홍콩 금융감독원은 증권 발행 형식의 ICO의 경우 증권법에 따라 규제한다.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를 통해 대응한다. 암호화폐 취급업자의 토큰 발행을 증권법상 증권 발행으로 보고, 증권법 규제를 적용한다. 현재 있는 규제의 틀에서 문제 되는 업체만 걸러내 투자자 보호를 하는 식이다.
 
  그러니 2017년 이후 지난 5년간, 기술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해도 한국에서 새롭게 암호화폐를 만들기 어려웠다. 다날의 페이코인, 카카오의 클레이튼도 싱가포르로 건너가 ICO를 했다. 대신 암호화폐 판에는 사기꾼들이 판을 친다. 채굴기에 투자하게 해주겠다는 고전적인 사기는 애교 수준이다. 직접 투자가 어려운 중장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고이율 암호화폐 투자 펀드에 투자하라며 암암리에 폰지 사기를 치는 이들도 있다. 그러니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더 안 좋아진다.
 
 
  文 정부, 과세에만 골몰
 
  문재인 정부의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암호화폐 산업 자체를 잠정적 지하산업 취급하면서, 과세(課稅)는 열심히 시도했다는 점이다. 물론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는 건 맞다. ICO를 금지해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건 막으면서, 투자자들에게 일단 돈은 걷겠단 논리다. 과세는 다시 내년으로 유예되긴 했지만 말이다.
 
  3월부터 시행되는 ‘트래블 룰’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만료 직전까지 암호화폐와 산업의 건전한 육성이 아닌 과세와 규제에만 집착하고 있다.
 
  모든 거래소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3월 25일까지 트래블 룰을 구축해야 한다. 트래블 룰이 시행되면 거래소는 100만원 이상의 자산을 주고받는 송·수신인의 이름과 지갑 주소 등의 정보를 금융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문제는 메타마스크 같은 개인 지갑으로 개인의 자산을 송금하는 것도 막았다는 점이다. 소유주가 누구인지 증명이 안 된다는 이유다. 메타마스크는 가장 널리 쓰이는 개인 지갑이다. 전 세계에서 처음 시행하는 정책이다.
 
  현재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은 사전에 등록한 주소에만 암호화폐 송금을 허용하는 식으로 트래블 룰을 자체 적용 중이다. 이런 식이면 자산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ICO도 못 하지, 자산 이동도 제한했지, 한국은 암호화폐계의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론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김치 프리미엄(김프)은 자산의 거래가격이 유독 한국에서만 높은 현상과 그 정도를 뜻한다. 현재는 1~2% 수준이다.
 
 
  화폐 간의 전쟁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대표. 사진=유튜브 캡처
  장기적으론 한국 자체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할 토양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척박한 토양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천재들이 수준을 끌어올려 놓으니 정부가 허리춤을 잡고 다시 끌어내리려는 듯하다.
 
  이 정부가 간과한 건, 암호화폐 자체가 탈중앙화를 철학으로 한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영국 정부가 지식이 없거나, 결단성이 없어서 암호화폐를 규제 못 하는 게 아니다. 어떤 식으로 눌러봤자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이 산업의 특성을 알고 있으니 타협하며 공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머리 좋고 동작 빠른 이용자 중 상당수는 트래블 룰이 시행되기 전에 이미 자산을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으로 옮겨놨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개당 얼마에 들어가 수익을 몇 프로 먹고 나오겠다는 식의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본질적인 가치를 따져보는 자세가 아쉽다. 투자를 하기 전에 해당 토큰의 핵심 기술과 차별점을 파악하는 게 좋겠다. 백서를 읽어보고 개발자들의 경력을 확인하는 식으로 말이다.
 
  미국에선 ‘금인가, 비트코인인가’ 하는 주제로 공개 토론이 자주 벌어진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 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 대표 같은 사람이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피터 시프(Peter Schiff) 같은 금 옹호론자가 토론주자로 나와 화폐의 기능이란 관점에서 논박한다. 암호화폐 시장을 단순히 ‘과세가 필요한 24시간 돌아가는 도박장’이 아니라 기존의 화폐와 새로운 화폐 간의 경쟁으로 파악한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비트코인 12만2478개를 보유하고 있다. 세일러 개인 보유분과 별개다. 피터 시프는 비트코인을 두고 ‘폰지 사기 계획’이라며 비트코인 보유자들을 ‘튤립 마니아’라 표현한다. 재미있는 건 피터 시프의 아들 스펜서 시프는 비트코인 투자자란 사실이다. 스펜서는 트위터에 ‘아버지가 비트코인을 비판할 때마다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한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암호화폐 세상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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