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기후 요인 등으로 상승을 지속한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1% 상승해 오름세가 계속됐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도 지난해 대비 13.9% 올라 2017년 3월(14.4%) 이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2017년 8월 이후 3년 8개월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대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11월(각각 2.0%) 이후 처음이다.

<YONHAP PHOTO-3657> 어린이날 앞두고 붐비는 완구 시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대문 문구·완구 거리를 찾은 가족들과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5.2 hkmpooh@yna.co.kr/2021-05-02 15:00:16/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6%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1.7% 하락했다. 신선채소는 전년 동월 대비 19.4%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6.7% 하락했다.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 대비 19.3% 상승했고, 전월 대비 2.7% 올랐다.

농축수산물 품목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파의 가격이 270.0% 상승했다. 파는 지난달(305.8%) 1994년 4월(821.4%) 이후 가장 많이 올랐는데, 이달 들어 상승폭이 둔화됐으나 여전히 오름세다. 달걀은 전년 동월 대비 36.9%, 고춧가루 35.3%, 돼지고기 10.9% 등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파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출하가 확대되면서 상승세가 둔화되는 상황이나 달걀은 AI가 잦아들었음에도 산란계가 부족해서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와 월세를 합친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2%,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 2017년 12월에 1.2% 상승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전세는 1.6%, 월세는 0.7% 올랐다. 전세는 2018년 4월(1.7%), 월세는 2014년 9월 10월 두달 연속 0.7% 상승을 기록한 후 최대치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3.4%,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지난 2017년 3월(14.4%)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휘발유가 13.9%, 경유가 15.2%, 자동차용 LPG가 전년 대비 9.8%씩 올랐다.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공업제품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2.3% 올랐다. 이는 지난해 1월(2.3%)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 초입이었던 지난해 3월에 국제유가가 40달러, 4월에는 20달러대로 떨어진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업제품 가격도 오르는 등 영향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오름세는 여기에서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 전월 대비 0.3% 올랐다. 근원물가는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로 전체 460개 품목 중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407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이 지수는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의 범위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기준의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317개 항목으로 구성한 것이다.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을 따로 뽑아 도출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1% 올랐다. 2017년 9월(2.8%)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5.3% 상승했고, 식품 이외는 같은 기간 1.3% 올랐다.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전월 대비 1.9% 올랐다. 이는 2019년 6월(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