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폭염’ 북한, 대부분 지역서 농작물 피해…“벼 생육 지장”

2021.07.26 15:59 입력 박은경 기자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가운데)가 동해지구의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요해(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주간 계속된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수해로 인해 식량난이 심화한 상황에서 올해 폭염까지 닥치면서 농작물 생산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지난 12일부터 우리나라의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지속되면서 농작물들이 가물(가뭄) 피해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황해남도에서 20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평균 35도 이상을 기록했고 일부 지역에는 36.5도 이상으로 높아졌다면서 이로 인해 “수천 정보(1정보=3000평)의 논과 강냉이(옥수수)밭에 가물이 들어 벼의 생육에 지장을 주고 강냉이잎이 마르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남도는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다.

황해북도 서흥군, 자강도 중강·자성군, 강원도 고성·안변군, 함경남도 홍원·신흥군 등 여러 지역에서 옥수수밭과 콩밭이 깊이 5~20㎝까지 마르고, 그 이하의 토양도 습도가 30~50%에 그치는 등 가뭄 피해 면적이 늘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옥수수잎이 누렇게 변색하는 등 도 전체적으로 옥수수밭과 콩밭이 피해를 입었다.

신문은 7월 중순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이 21.2㎜로 평년의 25.8%에 불과했으며, 1981년 이후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비가 적게 내렸다면서 “내각 농업성과 각 도·시·군의 당·정권기관·농업지도기관에서 시급히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주민들도 강우기 등을 동원하기 위한 사업을 조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연이은 장마와 태풍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에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올해 폭염과 가뭄까지 이어지면 식량난이 가중될 수 있어 농작물 피해 단속에 고삐를 죄고 있다.

노동신문은 앞서 지난 20일에도 “농업 부문에서 폭염과 고온이 지속되고 가뭄이 예견되는데 대책을 철저히 세워 수확고를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염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소홀히 하여 인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그 후과는 무엇으로써도 보상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북한 식량 부족분을 약 86만t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통일부도 100만t 이상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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