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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앵커’에서 ‘재선의원’으로...배현진의 도전 [금배지 원정대]

안정훈 기자

입력 : 
2023-11-25 07:00:00
수정 : 
2024-01-16 15: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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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금배지 원정대-6]
송파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무한도전서 회자되는 밝게 웃던 앵커서
여의도 입성후 전투적 모습으로 맹활약
재선 도전 나선 국힘 ‘女·수도권’ 정치인

“정치로 국민의 삶 행복하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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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Q. 배현진에게 금배지란?
지역 주민들께 ‘송파구의 품격을 한 층 높이겠다’고 약속한 징표.
Q. 배현진에게 정치란?
행복을 만드는 일. 지역 주민과 국민의 삶을 편안하고 이롭게 하는 것.

지난 2011년 MBC 인기예능 ‘무한도전’에 깜짝 출연한 배현진 앵커에게는 밝고 명랑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는 방송에서 정준하를 가리켜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은 안 된다”며 이렇게 말한다. “약간...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야!”. 그러고는 혼자 ‘빵’ 터져서 대본으로 얼굴을 가리고 웃던 배 앵커의 모습은 지금도 ‘무한도전 레전드’ 장면으로 유튜브에서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랬던 그가 ‘의원님’으로 변신한지도 어느덧 4년. ‘정치인 배현진’에게선 지난 시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단상에 올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똑바로 쳐다보며 “사퇴하세요!” 라고 외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초선의원임에도 국민의힘 최고위원, 조직부총장 등 알짜 보직을 두루 맡으며 활약했다.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직접 만난 배 의원은 “이쪽이 ‘본캐’(본 캐릭터)구나”란 생각이 들게 했다. 그의 MBTI(성격유형검사)는 ‘ENTJ’. ‘타고난 리더’란 별명과 함께 추진력과 대담한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유형이다. 원래 ‘I’(내향성)였던 보좌진들도 배 의원의 영향을 받아 요새 테스트를 해보면 전부 ‘E’로 나온다고 한다. “제가 곱게 자랐다고 다들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전투적이에요. 느껴지시죠?”

‘강남3구’지만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승리

배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시 송파구 을은 ‘강남3구’ 중 하나다. 으레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여겨지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는 게 배 의원 생각이다. 송파구 을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당선시켰다. 2018년 6월 최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후 치뤄진 ‘재·보궐선거’ 에서도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배지를 달았다. 당시 최 후보와 대결했던 배 의원은 패배의 아픔을 겪었으나 21대 총선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송파을  국회의원 선거 결과
송파을 국회의원 선거 결과

이번에도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배 의원의 필승 카드는 뭘까. 배 의원은 “기존에 내세웠던 공약, 그리고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등 지역 숙원사업은 거의 다 달성한 바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는 과거의 숙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주민이 추가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과제가 뭘까 발굴하는 단계”라며 “주민들이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문화, 체육, 교육 등의 공약 개발에 주안점을 두려 한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이 대표 성과로는 송파책박물관 옆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236억원), 초·중·고 입학지원금 최대 30만원 지원(87억원), 어린이집·경로당 공기청정기 644대 설치 지원(2억원) 등이 꼽힌다. 얼마 전엔 ‘2023 서울발레페스티벌’ 조직위원장으로서 해당 행사를 석촌호수에 유치하기도 했다.

“열정으로 어려움 돌파한 청년 정치인 발굴할 것”

배 의원은 초선이어도 당내 웬만한 중진 못지 않은 무게감이 있다. 현재 당이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도권 지역 내 여성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배 의원은 “당 내에 청년 정치인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수혈’의 역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이 정치권을 외면하는 이유가 ‘정치권에 투신하면 내 인생이 싼값에 폄하되진 않을까, 흙탕물이 묻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한창 본인의 일에 투신하고 있는 열정적인 사람, 한국 청년이 겪어온 평범한 고충을 본인도 하나 이상 겪었고, 나아가 이를 돌파해낸 분을 모셔와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문체위서 ‘역사 지킴이’ 로 활동…美LA 흥사단 유적, 철거 위기서 지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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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조선왕조실록·조선왕조의궤 국내 복귀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전달 받는 모습. [배현진 의원실]

국회에 입성한 배 의원은 앵커 경력을 살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가 자원한 곳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였다. 배 의원은 특히 ‘역사 지킴이’ 관련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배 의원은 지난 2020년 주요 강제징용 장소였던 일본 군함도의 역사왜곡 행위를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UNESCO)에 공식 서한을 발송했고, 2021년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일본 규탄 성명이 채택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또 배 의원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이 주도해 결성된 계몽단체 ‘흥사단’의 활동본부가 2021년 중국계 개발회사에 의해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국회에서 이를 막기 위한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동시에 윤석열 정부에 흥사단 본부 보존을 위한 긴급 매입 예산을 요청해 올해 3월 이를 국가로 귀속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배 의원은 이를 돌아보며 “처음으로 해외에 있는 독립 유적지를 지켜낸 사례이자 지난 4년 간의 의정활동 중 가장 뿌듯했던 사건”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일제강점기인 1913년 일본으로 반출된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 의궤가 110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오는데 기여한 공로로 이번달에 문화재청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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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는 배현진 의원의 모습. <한주형 기자>

지난 4년 간 숨돌릴 틈도 없이 달려왔다던 배 의원이지만 간혹 짬이 나는 때엔 무엇을 할까. 배 의원은 “가끔 집에 있을 기회가 있을 땐 온전히 쉰다. 종종 넷플릭스에서 조용한 일본·유럽 영화를 보며 긴장을 풀기도 한다. ‘더 글로리’ 등 사회적 사안이 되는 드라마도 필요에 따라 챙겨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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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는 내년 4월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절대 반지’를 찾아 떠난 반지 원정대처럼,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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