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북한에선 양력 설(1월 1일) 중시… 떡과 돼지고기 먹어'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민족 대명절 설을 일주일여 앞둔 1월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명절 선물세트로 판매할 과일을 분주하게 정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평생교육 기업 '휴넷'이 한국의 직장인 9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연휴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이번 설 비용으로 46만원 정도를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8만 6천원 줄어든 금액이다.

또 설 연휴에 할 일로는 고향-친지 방문이 60%로 가장 많았고 집에서 쉰다는 응답도 55%에 달했다.

그 외 여가-문화생활이 23%, 국내여행 11%, 해외여행 5% 등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북한의 설 명절은 어떤 모습일까?

'구정'보다 양력 설(1월 1일) 중시

북한에서는 설 상여금이 전혀 없다고 탈북자들은 말했다. 한국에서 북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조현 씨는 "한국에 와서 설 보너스를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설 보너스? 그런 거 없어요. 잘 나오면 술 한 병에 고기 한 500g? 그건 나라에서 주는 게 아니고 기업소에서 줘요, 내가 일하는 회사. 나라에서는 김정일, 김일성 생일 때 줍니다."

남북 간 설 명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각각 음력 설과 양력 설을 쇠는 것이다.

한국은 '구정'이라 불리는 음력 설을 쇠는 반면 북한은 여전히 양력 설, 1월 1일을 중시한다.

탈북자 김소연 씨는 북한에서는 음력 설은 하루, 양력 설에는 2~3일 정도 쉰다고 말했다.

"북한은 음력 설보다는 양력 설을 주로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원래 북한에는 음력 설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민속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생겨났죠."

특히 음력 설이 주로 2월인 만큼, 2월 16일 김정일 생일에 묻혀 의미 없이 지나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떡국' 대신 '찰떡과 돼지고기'

또 북한에서는 설에 주로 떡과 돼지고기를 먹는다.

탈북자 김소연 씨는 "북한에서 설이면 새해에 잘 먹어야 1년 동안 먹는 고생 안한다고 한다"며 "그래서 없는 집도 설 만큼은 음식을 잘 해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그 많은 먹거리 중에서 왜 떡국을 먹는지 궁금했다며 북한에서는 찰떡 치고 돼지고기 사다 먹는 게 바로 명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에 고향 방문은 쉽지 않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한국는 민족 대이동 이런 게 있잖아요. 근데 북한은 이동하는 자유도 없고 여행증명서 발급받고 이동한다고 해도 기차 타고 돈 들고 차가 제대로 안 오다 보니까 같은 지역 에 사는 가족, 친지끼리만 명절을 쇠고 타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은 명절에 거의 못 옵니다."

때문에 한국에 처음 왔을 당시 설 명절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는 게 김 씨의 말이다.

"한국에서는 설에 휴가 받아서 해외여행 나가잖아요. 북한에서는 옆 지역에 가는 것도 어려운데 해외로 여행 나간다? 저게 무슨 일인가 했거든요. 해마다 명절 되면 음력 설 이럴 때 여행객이 몇 %가 해외로 나갔다 그런 거 보면 신기하죠."

탈북자 조현 씨는 북한은 새해 설이 되면 사회단체 '여명'이나 '청년동맹' 등에서 조직화된 민속 경연을 치른다며 어른은 윷놀이, 아이들은 제기를 차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설은 빈곤한 명절이었을 거라고 조 씨는 예상했다. 지난해 농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차 가지고 어디 나가거나 좋은 데 놀러가거나 하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따뜻한 방에서 밥 한끼 먹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겠죠. 그만큼 어려워요, 북한은"

김소연 씨는 1990년대 초반까지는 북한에도 세뱃돈 문화가 있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제 세뱃돈 문화는 거의 사라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