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국왕은 첫 대국민 연설에서 어떤 말을 했나?

동영상 설명, 찰스 3세 첫 연설 '엘리자베스 여왕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첫 연설을 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튿날인 지난 9일(현지시간) 버킹엄궁에서 첫 연설을 했다.

이번 연설은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열린 여왕 추도식에서 생중계됐다. 추도식에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 사디크 칸 런던 시장 등 정치인이 참석했다.

영국 국민 수백 명도 자리에 참석했다.

앞서 많은 사람들이 향년 96세에 서거한 여왕을 기리기 위해 버킹엄궁 밖에 모여 꽃을 가져다 두고 경의를 표했다.

아래는 찰스 3세 국왕 연설 중 주요 부분이다.

1.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헌사

찰스 3세 국왕은 고인이 된 여왕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여왕을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으며 그와 모든 식구들에게 "모범"이 됐다고 밝혔다.

"그가 보여준 사랑과 애정, 가르침, 이해 그리고 모범 덕분에 우리 가족은 어머니께 질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빚을 졌습니다."

그는 여왕이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며 "매우 깊이 추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 영국과 영연방에 대한 언급

세인트폴 대성당에 모인 시민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시민들은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세인트폴 대성당에 모였다

찰스 3세 국왕은 여왕의 죽음으로 인해 가족이 느낀 슬픔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대내외적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가족이 느끼고 있는 개인적인 슬픔과 더불어, 우리는 영국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국가 수장이었던 모든 나라, 영연방 및 전 세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머니가 여왕으로서 수많은 국가의 사람을 섬긴 지난 70여 년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지난날에 경의를 표하며 헌신한 삶을 존경합니다. 어머니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슬픔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가늠할 수 없는 상실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3. 군주로서 그의 역할

TV로 찰스 3세 보고 있는 아이들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많은 사람들이 찰스 3세 국왕의 TV 연설을 시청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연설 중 새로운 국가 수장으로서 그의 의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도 믿음이 매우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영국 국교회에 대한 특별한 관계 및 책임과 마찬가지로, 군주로서의 역할과 의무도 남아 있습니다.'

"이 믿음과 이것이 불러일으키는 가치에 따라 저는 사람들에 대한 의무와 우리 고유의 역사에서 비롯한 소중한 전통과 자유, 책임감 그리고 의회 정치 제도를 소중히 여기도록 자라왔습니다."

"여왕이 확고한 헌신으로 그랬던 것처럼, 저 또한 신이 허락한 남은 시간 동안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는 헌법 원칙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서약합니다."

"여러분이 영국이나 영연방, 전 세계 영토 어디에 살든 그리고 배경이나 신념이 어떻든지 간에, 저는 평생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을 충실함과 존경,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추도식에서 애도의 뜻을 표했다

4. 가족에 대한 언급

국왕은 연설 도중 그의 가족에 관해 언급했으며 그들이 맡게 될 주요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의 부인 커밀라는 퀸 콘소트(왕비)가, 그의 아들 윌리엄은 웨일스 공작(왕세자)가 된다.

"나의 후계자로서 윌리엄은 나에게 정말 많은 의미가 있었던 스코틀랜드 직함을 맡게 됩니다."

"그는 콘월 공작의 칭호를 승계하고 제가 지난 50년 이상 맡았던 콘월 영지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찰스 3세는 "저는 제 삶과 의무 상당 부분에 걸쳐 웨일스공이라는 직함을 갖는 큰 영광을 누렸는데, (윌리엄을) 웨일스공으로 임명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그는 둘째 아들 해리도 언급했다.

"또한 해외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는 해리와 메건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낭독과 축복으로 추도식을 마무리했다

5. 연설을 마무리한 진심 어린 말

찰스 3세 국왕은 여왕의 생애 업적에 감사하며 왕궁에서의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 먼저 떠난 아빠를 만나 마지막 대여정을 시작할 당신께 이 한마디를 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과 지난 세월 동안 열심히 봉사해온 영국 및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천사의 노래가 당신을 안식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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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코글란 왕실 전문 기자 분석

분석: 숀 코글란 왕실 전문 기자

이날 찰스 3세 국왕의 연설은 애도의 시간을 맞아 그의 가족에 대한 숨길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찬, 매우 개인적인 것이었다.

연설에는 직함을 다음 세대로 승계해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가 각각 웨일스공과 웨일스 공작부인(왕세자비)이 될 것이라는 중요한 발표도 포함됐다.

하지만 가장 가슴 뭉클한 부분은 그가 그의 삶의 중심에 있는 두 여성인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사랑하는 부인" 커밀라에게 경의를 표했을 때다.

그는 어머니를 잃고 느끼는 "깊은 슬픔"에 대해 말했으며 여왕이 "가치 있는 삶"을 살았고 "의무를 위해 희생"했으며 지난 수십 년간 거대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헌신하고자 했음을 언급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새로운 왕비인 부인 커밀라의 "변함없는 헌신"을 칭찬함으로써 부인이 그의 삶에서 중요하고 양보할 수 없는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해외에서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해리와 메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분명한 메시지는 찰스 3세가 "신이 허락하는 한" 남은 일평생 동안 오랜 시간 군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연설은 어떠한 거만함 없이 군림하기보단 섬기겠다고 약속하는, 앞으로의 어조를 정하는 중요한 연설이었다.

물론 왕실에서는 그 어떤 것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버킹엄궁의 연설은 의도적인 상징을 품고 있다.

그는 그의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전달하던 방에서 추모의 뜻을 품은 스위트피와 로즈메리 꽃다발을 앞에 두고 연설했다.

꽃병 아래에는 웰시코기 세 마리가 장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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