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슬라가 중국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으로 옮긴 전직 직원을 상대로 기술탈취 혐의를 걸어 소송을 제기했다. 오는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직 직원이 중국의 샤오펑(小鵬)자동차에 올 1월 합류하기 전에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기술 소스코드를 복제한 혐의로 전날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소했다. 테슬라에서 일한 차오광즈는 샤오펑에 합류하기 전에 오포 파일럿 관련 파일 30만건 이상을 복제했다는 게 테슬라측 주장이다.

오토파일럿은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운전대를 손에서 놓아도 자동 운전이 되도록 하는 기술이다.하지만 완전한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기술은 아직 아니다고 테슬라는 설명했다.

테슬라는 소장에서 샤오펑자동차가 테슬라 출신 직원을 최소 5명이상 이상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테슬라는 4명의 전직 직원들과 미국의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죽스(Zoox)를 상대로 창고와 물류 재고관리 등과 관련한 영업 기밀을 훔쳤다고 제소했다.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에 합류한 전직 직원을 상대로 영업기밀 탈취 혐의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샤오펑 자동차는 성명을 통해 회사측은 의혹을 받고 있는 차오광즈의 잘못된 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한 내부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제3자의 지식재산권이라도 십분 존중한다"며 "모든 관련 법과 규정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샤오펑자동차는 지난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양산 전기차를 출품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도 전직 직원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기업기밀을 훔쳐 샤오펑자동차의 미국 지사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지난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독자 전기자동차 공장을 착공한 상태로 양산이 시작될 예정인 올해말부터 현지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산 테슬라 전기차’와의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2014년 광저우에서 설립된 샤오펑은 스마트자동차 설계 및 제조업체로 회사 홈페이지에 전세계 3000여명의 인력이 일하고 있고, 이 가운데 70%가 연구개발 인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샤오펑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SCMP는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경쟁이 가열되면서 자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전직 직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게 흔한 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직 직원이 수천건의 문서를 훔쳐 우버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책임자가 된 이후 소송을 제기했고 2억 4500만달러를 받는 것으로 분쟁을 해결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이번 기술탈취 소송은 미국 이동통신회사인 T모바일의 휴대폰 시험용 로봇 기술을 탈취했다며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상대로 지난 1월 소송을 제기한데 이은 것으로 지재권 보호가 주요 쟁점인 미중 무역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이 이달 28~29일 베이징에서 무역협상을 벌이고, 이어 4월초에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