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조희연 당선…보수 분열에 3선 도전 성공(종합2보)

38.1% 득표로 승리…조전혁 23.5%, 박선영 23.1%
서울 첫 3선 교육감…"코로나19 상흔 극복할 정책 펼칠 것"
1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가 첫 3선 서울교육감 도전에 성공했다. 진보 성향의 조 후보는 2일 오전 99.75% 개표된 가운데 38.09%(161만480표)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

2위와 3위인 보수 후보의 차이는 근소했다.

조전혁 후보가 23.50%(99만3천749표), 박선영 후보는 23.08%(97만5천881표)를 얻었다. 조희연 후보는 전날 투표 종료 직후 공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38.6%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2위 조전혁 후보(26.3%)를 12.3%포인트 차이로 앞섰으며 개표 시작 후 줄곧 선두를 지켰다.

조 후보는 높은 인지도 등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론조사 1위를 달렸으며 막판에 같은 진보 진영의 강신만 후보와 단일화까지 이루면서 우위를 점했다.

무엇보다 중도·보수 진영의 조전혁·박선영·조영달 후보가 후보 등록 전부터 막판까지 단일화를 추진했음에도 결국 실패해 지지자들의 표가 분산된 것이 그의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감 선거가 정책 대결보다는 이념 다툼으로 번지고, 중도·보수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후보들간 욕설·막말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이전투구 양상이 되면서 조 후보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조전혁·박선영 후보가 얻은 표를 합치면 46.58%로 조희연 후보의 득표율을 훌쩍 넘고, 4위인 조영달 후보(6.64%)까지 합치면 세 중도·보수 후보의 득표율은 53%대로 절반을 웃돈다.

조희연 후보는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서울 지역에서 3선에 성공한 첫 교육감이 됐다. 진보 사회학자 출신인 그는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8년 동안 서울교육감으로 일했다.

이 시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14곳이 진보로 분류돼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로 불렸으며 조 후보는 그중에서도 대표 주자로 꼽힌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보수 후보들이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조 후보는 최교진(세종)·김지철(충남)·박종훈(경남) 후보와 함께 3선에 성공한 현직 진보 교육감 중 하나가 됐다.

조 후보는 지난 8년간 펼쳐왔던 교육 정책과 비슷한 틀을 유지 또는 보완하면서 서울 교육을 4년 더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커진 학력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형 기초학력 보장제'를 시행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계획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조 후보는 이날 서대문구에 있는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경쟁 후보들이 제기했던 기초학력 문제, 돌봄 문제, 방과후학교 질 제고 문제, 영유아 무상교육 확대 등에 대해서 적극 벤치마킹하도록 하겠다"며 "공존의 교육을 통해 공존의 사회로 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4년간의 임기 동안 코로나19가 우리 아이들에게 남긴 상흔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 차례 재임하면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정책을 펼친 조 후보는 자사고 폐지 여부를 비롯한 주요 교육정책 방향을 놓고 윤석열 정부와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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