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뉴 카니발에 MDPS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2018-03-19     유호빈 에디터

지난 13일 마이너체인지 신차 발표를 한 기아자동차 ‘뉴 카니발’은 예상과 달리 편의장치나 디자인에서 기존 모델 대비 변화의 폭이 적어 실망감을 줬다. 대신 가격은 대략 100만원 올랐다. 사실상 '가격을 올리기 위한 마이너체인지'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거셌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알려진 대로 8단 자동변속기가 달린 부분이다. 8단 자동은 이미 현대기아차의 주력 변속기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정말 소폭의 연비개선 효과도 있었지만 8단 자동 양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 컸다.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뻑뻑한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을 개선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의 적용이다. 기아차는 카니발과 상당수 차체와 부품을 공유하는 SUV 쏘렌토에 지난해 마이너체인지를 하면서 R-MDPS를 적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번 카니발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도 R-MDPS가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기존과 같은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을 달고 나왔다. 

카니발 신차 발표회에서 기아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카니발 차체 무게가 꽤 나가 MDPS를 직접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더구나 일부 소비자들이 MDPS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어 유압식 스티어링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두 가지 방식의 MDPS를 채용하고 있다. 주로 소형차에 많이 쓰이는 C-MDPS와 중형차급 이상의 R-MDPS다.  C-MDPS는 운전자와 모터가 조향 축에 위치한다. 모터가 운전자와 가깝게 장착되어서 장착하기가 쉽다. 가격이 저렴한 반면에 세밀한 조향 감각을 기대하기 어렵다.
R-MDPS는 모터가 바퀴의 조향 축에 위치하고 있다. 유압식과 비슷한 느낌으로 고속에서는 적당히 무거워져 조향감각이 뛰어나다. 모터가 조향 축에 장착돼 방수 및 방열 처리를 해야 해 단가가 높아지는 게 단점이다.

 

 


R-MDPS가 적용된 쏘렌토의 중량은 1770~1970kg 이다. 카니발 중량은  2135~ 2195kg 이다. 170Kg 정도 차이가 난다. 중량이 무거워 R-MDPS를 장착하지 못했다는 기아차의 주장은 핑계일 뿐이다.

경쟁 모델을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도요타 미니밴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에는 MDPS를 적용했다. 기아차는 카니발 이외 대부분 모델에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고 있다. 불과 작년 7월 쏘렌토에는 동급최초로 R-MDPS를 적용한다고 홍보했다. 결과적으로 개발 비용을 줄여 단가를 낮추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신형 카니발 가격은 약 100만원이나 올랐다.

카니발은 9인승 이상 MPV 차량에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말은 굳이 상품성을 강화하지 않아도 차가 잘 팔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페이스리프트로 가격이 100만원 이상 인상되었는데,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적용시키지 않고, 유압식 스티어링 휠을 적용한 것은 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