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홍영표 ‘삼성 20조 풀면 200만명에 1000만원’ 발언 공방

입력 | 2018-07-16 03:00:00

野 “삐뚤어진 기업관, 혁신성장 되겠나”
“기업 이윤은 창의-열정의 산물… 정치인이 이래라저래라 해서야”
洪 “자본 선순환 말한게 잘못인가”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삼성이 지난해 순이익 가운데 20조 원을 풀면 200만 명에게 1000만 원씩을 줄 수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사진)의 발언에 야당의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보수 야권은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모임을 꾸리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업의 이윤은 숱한 아이디어와 열정의 결과물이다. 기업이 이익을 어떻게 처분할지는 정치인이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홍 원내대표 발언에서 보듯) 정부, 여당의 기업관이 이런데 혁신성장이나 규제개혁 토론회를 연다고 기업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삼성이 1, 2, 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서 세계 1위가 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다른 대기업들은 협력업체를 덜 쥐어짜서 세계 1위가 못 됐다는 거냐”고 비꼬았다.

추 의원과 같은 당 김용태 김종석 의원, 바른미래당 이언주 정운천 의원은 정부, 여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반대하는 ‘시장경제 살리기 연대’를 만들었다. 이들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인상한 일 등에 대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해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삼성 돈 20조 원을 200만 명에게 나눠주자는 것은 구체적인 제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몇몇 재벌에 갇혀 있는 자본을 가계로, 국민경제의 선순환 구조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왜곡된 분배구조와 집중된 경제 권력을 재편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국가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이 협력업체를 쥐어짰다는 표현만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는데 실제로 협력업체가 얼마나 벼랑 끝에 몰려 있는지도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