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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 감염’과 ‘에어로졸 감염’의 가장 큰 차이점은?[신종 코로나 감염증 Q&A]

입력 | 2020-02-09 16:54:00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비말(飛沫·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이 아닌 에어로졸로도 전염될 수 있다고 했다. 에어로졸이란 대기 중에 떠도는 1μm 이하의 미세한 입자. 공기중 감염이 바로 이 에어로졸을 통해 전파되는 방식이다.
중국의 주장대로라면 신종 코로나의 공기중 감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그간 국내외 전문가들의 이론을 뒤집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에어로졸 감염이 뭔가.
“청췬 상하이시 민정국 부국장은 8일 신종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에서 ‘현재 신종 코로나의 주요 전파 경로는 직접전파, 에어로졸전파, 접촉전파로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에어로졸 전파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1μm 이하의 아주 작은 수분 입자인 에어로졸 속에서 공기를 타고 확산된다는 의미다. 즉 공기중 감염과 같은 의미다. 환자의 침방울이 아주 잘게 쪼개지면 에어로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말 감염과는 어떻게 다른가.
“비말 감염은 침, 콧물 등 환자가 직접적으로 내뱉은 물방울에 섞인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직접전파와 접촉전파 모두 비말 감염에 해당한다. 감염자가 뿜은 비말이 직접 다른 사람의 눈이나 코에 튀어 감염되면 직접전파, 비말을 손으로 만진 뒤 오염된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져서 감염되면 접촉전파로 분류된다.

―비말 감염과 에어로졸 감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상 비말은 2m 반경 내로 분사되기 때문에 멀리 있는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반면 에어로졸은 비말보다 작고 가벼워서 분사되는 범위가 더 넓다. 바이러스가 더 멀리 퍼질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에어로졸 감염이 가능하다면 광범위한 감염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비말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는 2m 내에서 대화, 기침 등으로 감염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에어로졸은 훨씬 더 먼 거리에 있어도 감염될 수 있다. 사무실 등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도 에어로졸 감염, 즉 공기중 감염을 인정한건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에어로졸 감염을 일반적인 전파 경로로 인정하지 않는다. 9일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도 정은경 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까지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은 지역 사회에서 공기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질본의 의견도 그렇다’고 밝혔다.

―제한적인 환경 내에서는 가능하다고 하던데.

“정 본부장은 ‘드물게 병원 환경에서 호흡기적 의료 시술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의도적으로 에어로졸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호흡기 시술, 치과 진료 등을 하면서 스프레이로 물을 분사할 때가 그렇다. 하지만 에어로졸은 병원에서도 분사 기계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인위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는 중에 에어로졸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뜻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공기중 감염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금보다 사람과의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일체의 사회 활동 관련 모임을 취소하라고까지 했다. 신종 코로나의 특징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평소 최대한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

―바이러스마다 감염 경로가 다른가.
“그렇다. 바이러스 중에서 공기중 감염이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다. 바이러스의 크기, 비말과 잘 붙는지 등 각 바이러스의 특성에 따라 공기중 감염 여부가 달라진다. 공기중 감염이 가능한 대표적인 예는 홍역, 결핵, 바이러스다. 다만 에어로졸 감염이 되는 바이러스가 특수한 경우에 해당하고, 일반적인 전염 경로는 비말 감염이다. ”

―중국에서 온 택배에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나.
“그렇지 않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다른 유기체의 세포 안에서만 생명 활동을 한다. 생명체인 숙주가 없으면 몇 시간 내에 사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염 경로와 상관 없이 제조 과정에서 택배 물품에 바이러스가 유입됐더라도 택배가 이송되는 긴 시간 동안 죽는다.”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상당히 높다는 말이 있는데.
“첫 환자가 추가 환자를 만들어내는 수치를 알제로(R Zero) 값이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는 알제로가 2에서 3으로 높은 편이다. 또 초기에 경증일 때부터, 상기도 호흡기에 감염됐을 때부터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감염증 관리가 어려운 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가 빨리 퍼진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첫 환자가 2차ㆍ3차 감염을 일으키는 시간인 ‘세대기’가 짧기 때문이다.”

사지원기자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