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월드컵경기장 '혁신기술 실험장' 된다

첨단센서로 나무 병충해 원격검진, 드론으로 시설물 안전점검

市, 공공 테스트베드 12곳 선정
업체당 최고 9억 등 55억 지원
일부 기술 日 등 해외서 관심
"기술 실증 통해 수출 등 지원"
서울대 기술벤처기업인 텔로팜은 머리카락 두께 정도로 미세한 반도체 탐침센서를 나무에 이식하고 센서가 보내는 정보를 측정해 병충해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지난해 개발했지만 제대로 된 판로를 뚫기 어려웠다. 서울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청계천 등의 수목에 이 기술을 적용하기로 하고 이 회사에 9억원의 자금을 제공했다.
서울시는 25일 텔로팜과 같은 혁신기술을 개발했지만 실증할 곳이 마땅치 않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혁신기술 공공 테스트베드’ 지원 대상 12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선정된 업체 중 토이스미스는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지하철 내 고객 혼잡도, 이용패턴, 선로상태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하철 6호선에서 이를 실증할 예정이다. 스튜디오크로스컬쳐는 독거노인의 우울증, 치매 등의 예방을 위한 스마트 토이 ‘부모사랑 효돌’을 개발했다. 실시간으로 노인 움직임을 체크해 안부인사를 건네고 복약법 등 다양한 일상생활 정보, 치매 예방 퀴즈 등을 제공하는 IoT 기반 인형이다. 공공부지 태양광발전소 무인세척서비스업체 리셋컴퍼니, 드론(무인항공기) 영상을 활용해 시설물 안전점검 알고리즘을 개발한 드론아이디 등도 포함됐다. 업체당 1억~9억원씩 55억원을 지원받는다.

서울시는 지하철, 청계천,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의료원, 서울시립승화원 등 시설을 최장 1년간 실증 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정기적으로 실증 현장을 점검해 효율성, 안전성 등 항목별로 성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성과가 입증된 곳은 서울산업진흥원장 명의의 성능확인서를 발급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12개 업체 기술 가운데 일부는 일본 태국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은 제품을 개선할 기회를 얻고, 서울시는 행정서비스에 혁신기술을 도입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 혁신기술 공공테스트베드 지원 규모를 올해의 2배인 100억여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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