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신곡수중보 철거'… 국민인수위에 공식 건의

2017-05-28     조충민
▲ 유영록 김포시장이 신곡수중보 철거를 요구하는 서울시청 앞 릴레이 1인 시위에 지난 26일 동참했다. 사진=김포시청

정부가 4대강 재평가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한강 수질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김포 신곡수중보 철거 문제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3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신곡수중보의 철거·개방과 한강 개발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유영록 김포시장은 지난 26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해 힘을 보탰다. 또 김포지역 환경운동관련 단체들도 신곡수중보 철거 여론화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보 철거에 무게를 싣고 있다.

28일 김포시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신곡수중보는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 당시 바닷물 유입 방지와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목적으로 1988년 6월 설치된 총 길이 1천7m의 보(洑)다. 그동안 신곡수중보는 바닷물이 한강에 유입되지 못하도록 막는데다 오염물질이 보 상류에 퇴적되도록 하는 탓에 수질 오염의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신곡보가 2015년 발생한 한강 녹조사태의 주원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면서 보 철거에 대한 환경단체 등의 요구가 거세졌다.

유영록 시장은 신곡수중보 철거와 한강 물길 복원, 한강하구 남북공동 생태·물길 조사와 선박항행 사업을 새 정부 국민인수위원회에 지난 26일 공식 건의했다. 유 시장은 서울 광화문 세종로한글공원의 ‘광화문 1번가’ 열린광장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직접 접수했다. 유 시장은 이날 제안서에서 “한강은 수천, 수만 년 동안 열려 있었던 생태계의 보고”라면서 “김포시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신곡수중보 존치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시도 정부에 신곡수중보 철거TF(테스크포스) 구성을 요청한 바 있고 연구용역도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후보 시절 ‘서울시가 신곡보 개방·철거를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신곡수중보 아래 한강하구는 갯벌 하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신곡수중보를 경계로 단절된 서울 쪽 한강 물이 반복적으로 녹조로 뒤덮이고 있다”며 “이젠 신곡수중보를 철거해 왜곡된 물줄기를 한강으로 돌려줘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포시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잠시 멈췄던 한강하구 생태, 물길 조사와 선박 항행 사업도 최근 재추진하고 있다. 김포의 한강하구는 155마일 휴전선 중에서 유일하게 DMZ(비무장지대)가 없다.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에도 김포~강화간 한강하구 수역은 중립지대로 남북한의 구분 없이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조충민기자/ccm0808@joongboo.com